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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희정 강은정 수습 기자 = “흥보가에 현 시대에 맞지않는 가부장적인 내용이 등장해요. 우리 두 여성 소리꾼들은 이런 부분을 재미있게 풀어보려고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왕윤정)
여성 소리꾼 김율희(37)와 왕윤정(35)이 국립창극단의 프로젝트 공연 ‘절창'(絶唱) 시리즈의 다섯 번째 무대에서 ‘흥보가’를 부른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은 젊은 소리꾼의 진면목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판소리의 동시대성을 현대적인 콘셉트로 표현하는 국립창극단의 대표적인 공연이다. 2021년에 시작해 매해 한 편씩 시리즈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다섯 번째 무대에 오를 김율희와 왕윤정은 시리즈 최초로 판소리 흥보가를 재구성해 부를 예정이다. 완창에 3시간 가량 걸리는 원전을 약 100분으로 축약해 선보인다.
김율희와 왕윤정은 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소리꾼이 부르게 될 새로운 흥보가에 대한 기대와 포부를 전했다.
왕윤정은 “흥보가로 절창하는 버전은 처음이기 때문에 저희 두 여성 소리꾼이 갖고있는 흥보가 색채, 그리고 저희가 어떻게 흥보가를 풀어가고 생각을 담을지 열심히 회의하고 녹여내면서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율희는 “전통 판소리 흥보가가 어느정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어느 부분에서 우리가 아직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지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남은 기간도 잘 준비해서 멋진 공연 잘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절창은 등장인물 가운데 특히 ‘흥부’를 재조명한다. 제비가 보은으로 물어다 준 박씨로 착한 마음을 보답받게 되는 ‘흥보가’ 특유의 판타지적 요소를 통해 각박한 현실 속 관객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두 소리꾼은 현재를 살아가는 30대 여성 소리꾼으로서 원전에 녹아있는 가부장적 가치관을 비롯,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을 바꿔 새롭게 해석할 예정이다.
김율희는 “시대에 안 맞는건 소리꾼 이야기로 각색되기도 하고 저희의 말로써 그런 부분을 풀어내기도 한다. 또 도저히 못하겠다는 부분은 덜어내는 것도 있었다”며 “재미있고 공감되는 부분은 확대시키는 방법을 찾고 의논하면서 공연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한편 두 소리꾼이 부르는 이번 무대에서는 제비의 여정을 긴 호흡으로 풀어내는 ‘제비노정기’, 기쁨과 설렘이 가득한 ‘박타령’ 등 ‘흥보가’의 대표 대목들을 빠짐없이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을 기획한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옛날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이런 형제 자매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나오는 이야기라서 흥보가를 이 시대 눈으로 살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특히 젊은 소리꾼들이 이야기를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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