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일본 정부는 9월 경기판단을 유지하면서도 미국 고관세 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다고 닛케이 신문과 지지(時事) 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공표한 9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기조판단을 ‘완만히 회복하고 있다’로 그대로 두었지만 미국의 고율관세 정책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하다는 점을 확실하게 지적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개인소비와 설비투자 판단은 상향 조정했다.
보고는 경기 현상에 관한 표현을 8월 ‘미국 통상정책 등에 의한 영향이 일부 보이지만 완만히 회복하고 있다’에서 이달에는 “미국 통상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변경했다.
‘완만히 회복하고 있다’는 기조판단은 13개월 연속 이어졌다.
수출과 생산 동향을 보면 미국 수출은 8월 전체적으로 전월 대비 8.2% 줄었다. 이중 승용차가 6.5% 감소로 하락분의 과반을 차지했다.
광공업 생산은 7월이 전체로 6월보다 1.1% 줄어들었다. 승용차만 보면 9.3% 크게 감소했다.
4~6월 분기 제조업 경상이익은 11조3000억엔(약 106조5300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5% 급감했다. 이중 9.2% 포인트는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용 기기가 점유했다.
7월22일 미일 관세협상에 타결에 따라 기업 체감경기, 특히 자동차 경우 4~6월 분기를 저점으로 7~9월 분기 들어선 개선하고 있다고 보고는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일본 상공회의소의 중소기업 대상 서문조사에서도 8월 시점에 ‘고관세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응답이 2.5%, ‘앞으로 예상된다’가 25.4%로 5월 조사 때보다 줄었다.
‘특별한 영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33.8%로 5월 23.4%에서 10.8% 포인트 크게 높아졌다.
개별 항목으로는 개인소비가 13개월 만에 상향 조정해 ‘소비자 마인드 개선이 지체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설비투자도 18개월 만에 상향 조정해 ‘회복 움직임이 보인다’에서 ‘완만히 회복하고 있다”고 바꾸었다.
지난달 하향 조정한 기업수익은 이번에 표현만 변경했다. ‘개선에 주춤거림이 보인다’는 8월과 같지만 미국 무역정책 여파가 ‘일부 보인다’에서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바꿨다.
밀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을 약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기업물가에 대한 판단도 기존의 ‘상승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로 수정했다.
경기선행에 관해선 ‘하방 리스크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문구를 유지하고 환율과 주가 등 금융자본 시장 변동 등에 따르면 영향을 ‘계속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표현도 변경하지 않았다.
월례보고에는 일본은행이 9월19일 보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투자신탁(REIT) 매각을 결정한 사실을 담았다.
시장에서는 10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월례 경제보고는 정부가 일본은행과 긴밀히 협력해 기동적으로 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에는 임금과 물가 호순환(好循環)을 통해 2% 물가안정 목표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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