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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자서전 번역 이재협 신부 “교황님 삶을 관통하는건 겸손·따뜻함” [문화 人터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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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고재은 수습 기자 = “자서전에 드러난 교황님 모습은 ‘매우 따뜻한 분’이에요.”

천주교 서울대교구 이재협 신부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폐렴으로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9)의 자서전 ‘희망’을 번역하면서 느낀 소회를 이같이 말했다.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매우 매우 따뜻한 분이구나 했습니다. 그 성품이 ‘프란치스코’라는 교황 명 자체에도 드러나는데 교황님이 그 명을 왜 선택했는 지에 대해서도 책 중간에 나오거든요. 따뜻하고 겸손한 교황님의 성품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책을 보면 이런 성품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나요.”

‘희망’은 지난 2013년 가톨릭교회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최초 라틴 아메리카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삶을 돌아보며 펴낸 자신의 회고록이다. 지난 2019년 3월 집필을 시작해 출간까지는 약 6년이 걸렸다.

당초 교황 사후에 배포될 예정이었으나, 교황의 뜻에 따라 가톨릭교회의 희년'(안식년이 7번 지난 후 50년 마다 돌아오는 특별한 해)을 맞아 올해 출간하기로 했다.

책은 교황의 전 생애를 담았다. 교황의 이탈리아계 혈통과 선대 조상이 아르헨티나로 이주하게 된 과정부터 교황의 유년기, 청소년기, 성소를 받은 당시 상황 등이 모두 실렸다.

세계 여러 언어로 출간된 이 책은 한국에서는 오는 13일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지난 5년간 ‘바티칸뉴스’ 한국어 페이지 번역을 담당해 온 이 신부는 한국어판 번역 작업에 합류했다.

이 신부는 “교황님의 삶 뿐만 아니라 1920년대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조부모님에 관한 이야기, 부모님·형제 자매, 성장기 만났던 사람들, 교회의 사람으로 살아온 삶에서 만난 이들과의 이야기”라며 “교황님은 만남을 통해 얻는 성찰을 통해 이 책에서 독자들이 자신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희망을 갖게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교황님이 수없이 강조했던 평화, 겸손, 친근함, 위로, 용기, 전쟁, 희망 같은 주제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다”며 “교황님은 신학적이고 교회적인 언어보다 한 인간으로서 체험한 삶을 바탕으로 이 주제들을 인간적이고 영성스러운 방식으로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책 곳곳에는 미공개 사진들이 수록돼 있다.

이 신부는 “책에 교황님이 바닥에 엎드려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의 발에 입을 맞추는 사진도 수록됐는데, 삶 전체를 관통한 겸손이 어떤 의미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가 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이다. 이 신부는 책 7장에 교황의 축구 사랑을 예로 들었다. 교황은 책에서 자신을 ‘파타 두라’라고 소개했다. ‘파타 두라’는 아르헨티나에서 축구에 서투른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이 신부는 “많은 남미 사람이 그렇듯 교황님도 어릴 때부터 가족들, 동네 사람들과 축구 경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셨다는 것을 알수 있다”며 “교황님이 자신을 ‘파타 두라’였다는 사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문장들이 교황님을 더 친근하고 느끼게 했다”고 했다.

이 신부와 공동번역진은 한국어판에 수록된 역주에 중점을 뒀다. 이는 남미 문화와 유럽 문화권에서 익숙한 언어, 음악, 문학, 위인, 영화에 관한 교황의 일화를 한국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신부는 “남미 문화와 유럽 문화권 사람들에게 익숙한 표현을 우리말로 의역하면 원래 의도가 전도될 수 있다”며 “한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공동번역진과 편집자들과 상의해 역주를 달았다”고 했다.

최근 교황의 건강 악화로 이 책에 교황의 삶에 대한 자세도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 신부는 자신의 죽음보다 전쟁, 폭력 불의에 의한 사람들과 아이들의 죽음에 아파하는 교황의 모습을 강조했다.

교황은 마지막 장인 25장 제목 ‘저는 한낱 지나가는 발걸음일 뿐입니다’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종들의 종”으로서 더 나은 길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이 신부는 25장 제목에 대해 “교황님이 작은 희망의 등불을 하나 들고 다른 사람들이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 자기 모습을 그렇게 표현하신 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혼자 가는 게 아니고 누군가 함께함으로써 더 나아갈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희망을 교황님이 먼저 걸어가면서 보여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부는 교황의 희망 메시지가 힘들게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에게 용기가 될것이라 했다.

“우리 삶에 희망이 약속된다는 사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되길 바랍니다. 교황님의 자서전이 한 유명인의 삶을 파악하려는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각자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그리고 힘과 용기를 내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영적인 안내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jeko@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307_0003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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