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교회가 정당의 대변인이 됐고 상대 지도자와 이념을 악마화했다”
기독교계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빚어진 탄핵정국과 관련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개신교 원로목사 류영모 나부터포럼 대표는 18일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포럼에서 “2025년 금년은 언더우드, 아펜젤러가 제물포항에 첫발을 내디딘지 꼭 140년이 되는 해”라며 “암울했던 이 땅에 빛으로 찾아온 기독교는 당시 고난 받는 백성의 친구였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2025년은 물리적 파괴가 아니라 영적 파괴, 교회 신뢰의 파괴, 정신적 파괴, 하나된 국민이 확증편향으로 쪼개진 사회의 파괴”라며 “대한민국은 이제 양극화가 아닌 아령사회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에 대해서도 “이 역사적인 때에 한국교회가 역사의 중심, 사회의 중심에 서기는 커녕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갈등 조정자가 되어야 할 교회가 갈등의 조장자가 됐다. 오늘의 사태에 한국교회는 책임이 없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교회가 정당의 대변인이 됐고 상대 지도자와 이념을 악마화했다”며 “이 중차대한 역사적 한 시점에 서서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나 빛이 되고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부터 포럼’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와 함께 종교개혁 정신을 교회와 사회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나부터 개혁과 실천 캠페인을 전개하고자 만든 기독교단체다.
이 행사는 ‘나부터포럼’ 세 번째 포럼으로 주요 신학교 교회사 학자 4인이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를 주제로 과거를 돌아보고, 지금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을 진단해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포럼에는 류 목사를 비롯해, 새문안교회를 세운 호러스 언더우드 증손자 피터 언더우드 박사, 이상학 새문안교회 담임목사, 김영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김명전 GOODTV 대표이사, 박성규 총신대 총장, 장신대 김운용 총장, 허은철 총신대 교수, 소요한 감신대 교수, 한강희 한신대 교수, 박경수 장신대 교수 등 개신교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영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도 “한국교회는 미래를 고민하고 자성하는 마음으로 몸부림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나부터 통합하고, 사회가 통합하고, 교회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는 허은철 총신대 교수가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를, 소요한 감신대 교수가 ‘한국교회 공간의 형성과 역할’을, 한강희 한신대 교수가 ‘한국교회 선교, 본질을 다시 묻다’를, 박경수 장신대 교수가 ‘한국교회 초기 교회연합운동의 유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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