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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카이·다정한 김종인…복근은 심근이었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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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슬라이딩(Slidin’) / 미끄러져 내려 / 슬라이딩 / 나를 다 맡길 테니 / 감싸줘 빈틈없이”

마치 물침대처럼 출렁이는 무대 위에서 ‘슬라이딩(Slidin’)’을 부르며 팬들의 마음 속으로 슬라이딩(sliding)을 하는 한류그룹 ‘엑소(EXO)’ 멤버 겸 솔로가수 카이(KAI·김종인)만큼 섹시함을 사유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K팝 스타가 있을까.

카이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연 ‘2025 카이 솔로 콘서트 투어 ‘카이온”은 그의 날렵한 육체와 고혹적인 체위가 재현하는 무의식의 확장을 경험한 자리다.

엑소의 메인 댄서답게 퍼포먼스가 특히 부각된 이날 공연은 챕터 1 ‘거울 속의 나’의 첫 순서인 ‘시너(sinner)’로 시작했는데, 거울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이 부분은 챕터 2 ‘내면의 수많은 자아’, 챕터 3 ‘모든 자아가 하나가 된다’, 챕터 4 ‘새로운 나의 여정’으로 이어지는 대목과 맞물려 ‘에고'(자아)와 ‘셀프'(자기)의 대면이 연상됐다. 거칠게 요약하면 에고는 사회적 자아, 셀프는 외부적 자아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인 자기까지 아우른다.

카이는 첫 솔로 콘서트인 이날 공연에서 이전의 에고 위에 셀프들을 겹치고 쌓는 복수적 존재를 보여줬다. 거울을 통해서 같지만 변주된 자신의 모습을 나열한 것이다. 데뷔 14년 차임에도 카이가 꺼내 놓을 새로운 모습이 많은 이유다.

‘마이 레이디’ ‘베이비 돈트 크라이’ ‘너의 세상 속으로’ 등 엑소 메들리에선 카이는 안무만 선보이고, 팬덤 엑소엘이 목소리를 냈다. 이런 협업은 팬의 주체성을 부각시켰다. 객석에 앉아 있던 엑소의 다른 멤버들인 수호, 찬열, 디오(도경수)도 뭉클하게 만들었다.

카이의 춤선은 분절된 동작에서 특히 강점이다. 그건 마치 카이의 중첩된 여러 모습들을 미분하는 것과 같다. 카이는 자신의 에고를 타자화하지 않고, 셀프 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그건 섹시한 카이, 다정한 김종인이 사실 한몸이라는 얘기로 수렴된다.

이날도 카이는 복근(腹筋)을 드러냈으나, 사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컨펜션’ ‘도미노’ 등에서 특히 윤곽을 드러낸 복근은 카이의 음악세계에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나(아이돌 자기관리의 표면적 요소로는 물론 중요하다), 그의 음악세계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건 심근(心根·마음씨)이다.

근육은 단지 아이돌의 관습이 아니라, 어느덧 서른 살이 넘은 아이돌의 자기 관리에 대한 방증이자 유한한 현실세계에서 무한한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카이의 여정에 대한 체증(體證·몸 증거)이다. 유혹하면서도 친절한 카이는 그렇게 에고와 셀프의 대화를 이끌어낼 줄 아는 아이돌이다.

‘카이온’은 전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양일간 9000석이 단숨에 매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518_0003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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