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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헤다’로 돌아온 이혜영 “내 나이 문제 안 돼…완성 위한 도전”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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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완성을 위해 도전해 보자고 했죠.”

배우 이혜영이 13년 만에 ‘헤다 가블러’를 선보인다.

이혜영은 19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헤다 가블러’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밝혔다.

‘헤다 가블러’는 ‘근대 연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헨리크 입센의 1890년 작품이다. 남성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의 주체인 주인공 ‘헤다 가블러’를 그려 남성 중심적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12년 국내 초연 당시 이혜영이 주인공 ‘헤다’를 맡아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혜영은 이 작품으로 제5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 연기상, 제49회 동아연극상 여자 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공연도 일찌감치 전회차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초연 때를 돌아본 이혜영은 “당시 기성 극단에서 공연된 적이 없던 작품이었다. ‘이렇게 세련되고, 충격적인 작품을 왜 여태 안 했을까요’ 했더니 지금은 돌아가신 극작가 김의경 선생님께서 ‘이혜영 같은 배우가 없었기 때문이지’라고 하셨다. 저는 그걸 믿었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공연할 수 있었다는 큰 착각으로 했고, 그해 좋은 평도, 상도 받았다. 이번에 지난날을 보니 너무 부족했던 것 같아 완성을 위해 다시 도전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부임 후 첫 연출작으로 ‘헤다 가블러’를 택했다.

13년 전에도 작품의 연출을 맡았던 박 연출가는 “‘헤다 가블러’를 다시 보고 싶다는 요청이 꾸준히 있었다. 관객이 선호하고 다시 보고 싶어하는 작품성 있는 작품을 하겠다는 저희의 의지를 반영한 공연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5년 선보이는 ‘헤다 가블러’의 배경은 히피즘이 성행했던 1970년대 중반으로 잡았다. 박 연출가는 “자유와 신세계를 꿈꾸는 젊은 청년들에게 맞는 시대가 언제일까 생각했다”며 무대 연출에도 이 부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영은 초연과 다르게 준비한 부분에 대해 “모든 건 다 연출과 배우들에게 맡겼다. 내가 신경 쓴 건 체력과 배우들이 ‘내가 헤다’라고 믿게 하는 것이다. 동료들이 모두 나보다 한참 아래인데, ‘헤다’로서 신뢰를 주려고 했다”며 말했다.

영화 ‘파과’ 홍보와 연극 연습 등의 일정을 함께 소화해온 그는 링거를 맞으면서 체력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는 LG아트센터가 한류스타 이영애를 내세워 지난 7일 개막한 ‘헤다 가블러’가 함께 회자되고 있다.

이혜영은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라는 시선에 대해 “배우가 다르고 프로덕션 전체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박 연출가는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에 대해 “무대 도구나 무대를 움직이는 것보다 배우들의 관계를 밀도 있고 함축적으로 그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극 중 ‘헤다’는 신혼여행을 막 마치고 온 새 신부다. 13년 만의 재연에 나서는 이혜영은 62세의 나이로 ‘헤다’를 연기한다.

이혜영은 “카메라에 담기는 내 모습은 있는 그대로”라면서도 “무대 위에서 ‘헤다 가블러’라는 공연을 관객과 함께 만들어 나갈 때는 결코 제 나이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극이 좋은 건 일회성 때문”이라면서 “연극의 완성은 관객이다. 관객이 올 때마다 우리는 정말 지겹도록 연습한, 하지만 어제와는 다른 공연을 새 관객들과 함께 만든다. 관객도 우리와 함께 창조한다. 무대의 매력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출가도 “무대라는 곳은 배우의 나이를 모르게 만든다. ‘무대의 신비’라고 하는데, 공연을 보면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당초 지난 8일 개막 예정이던 작품은 배우 윤상화의 건강 문제로 급작스럽게 개막일이 16일로 밀렸다.

개막 하루 전인 7일 배우 건강 문제가 불거졌고, 공연 취소와 연기를 두고 고민하던 국립극단은 일주일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이혜영은 지난 두 달여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윤상화가 하차하게 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우리가 정말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공연 전날 윤상화 배우의 소식에 우리 모두 절망했다”며 눈물을 보이면서 “너무 충격이 컸고, 전의를 상실한 패잔병들 같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고통과 죄의식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동료가 아픈 와중에도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드러내며 “이렇게 공연하고 있다는 게 기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상화가 하차한 ‘브라크’ 역에는 홍선우가 투입됐다.

박 연출가는 “홍선우 배우에게 정말 간곡하게 (출연을) 부탁했다. 부담으로 시작했을 텐데 대사를 이틀 만에 다 외웠더라. 처음부터 ‘브라크’ 맡은 사람 같다는 이야기도 나오더라”며 고마워했다.

‘헤다 가블러’는 내달 1일까지 공연된다. 박 연출가는 “이번 공연에서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고 서로 영향 받고 있다는 것을 느껴보셨으면 한다. ”헤다’라는 인물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갖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519_000318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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