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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라 스칼라 음악감독 정명훈 “나라 빛낼 기회…부산 오페라하우스와 시너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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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조기용 수습 기자 = “36년 동안 서로 사랑스럽게 지내다 갑자기 결혼하게 된 거에요. 이제는 친구가 아니라 가족이 돼 책임이 큽니다.”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은 19일 부산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 음악감독에 선임된 데 대해 이같이 비유했다. 또 ‘아시아인 최초’라는 타이틀에 대해선 “일평생 외국 생활을 해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나라를 빛낼 수 있는 기회이고 꼭 해야 한다 느꼈다”고 했다.

라 스칼라는 1778년에 개관해 247년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 권위의 오페라 극장이다. 푸치니의 ‘나비 부인’ 등 걸작들이 초연된 곳이다. 정 감독은 라 스칼라 역사상 동양인 최초로 음악감독으로 선임돼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정명훈은 이날 간담회에서 라 스칼라와의 인연을 되짚었다.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관계가 상황에 따라 ‘좋고 나쁨’이 반복되지만 라 스칼라와는 달랐다고 했다.

그는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 음악가들하고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놀라울 정도로 나를 굉장히 잘 이해해 준다고 느꼈다”고 했다.

올해로 72세인 정명훈은 “다른 데에서 잘하는 유명한 오케스트라 초대를 받아도 ‘too late'(너무 늦었다)하지만 라 스칼라 한군데만 ‘no'(거절)할 수 없더라”며 라 스칼라와의 끈끈한 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를 돌아보면서 안 해본 오케스트라가 없을 정도인데 점점 아무리 잘하더라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면 하기가 싫어진다”며 라 스칼라와의 좋은 호흡을 부각했다.

그의 표현대로 라 스칼라의 인연은 뿌리가 깊고 탄탄하다. 1989년 라 스칼라 데뷔 이후 9편의 오페라를 비롯해 84회 공연·141회 콘서트를 지휘했다. 역대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지휘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횟수다.

정명훈은 “라 스칼라 사장이 온전히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 준다”면서 “사장은 나와 같이 베르디를 사랑한다. 그는 ‘베르디 스페셜리스트”라고 했다.

정명훈은 내년 12월 7일 라 스칼라 음악감독으로서 첫 무대를 선보일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라 스칼라) 시즌 오프닝 날짜는 늘 12월 7일이다. 라 스칼라에서 7월에 기자회견을 할 것 같은데 제가 오페라 중 제일 사랑하는 작곡가가 베르디라서 (무대에서) 꽤 많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명훈은 지난해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총괄하는 클래식부산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돼 라 스칼라와 함께 두 공연장을 함께 지휘하게 됐다.

정 감독이 라 스칼라 음악감독으로 선임되자 부산지역 공연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그는 오히려 두 극장 간에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부산 오페라하우스도 2027년 새로 오픈이 되는데 (그때 가서) 따로 프로그램을 발표하겠지만 보나 마나 오프닝은 라 스칼라와 할 것 같다. (그해) 9월달 ‘오텔로’ 라 스칼라가 가능성이 높다”고 한국에서의 오페라 무대를 예고했다.

이보다 앞서 오는 9월 18일 부산콘서트홀에서는 정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 공연이 예정돼 있다.

정명훈은 “(한국과 이탈리아의) 영토 모습부터 비슷하고, 감정 표현 (방식), 노래 등을 좋아한다”며 한국과 이탈리아의 유사점을 거론했다.

이어 “제가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까지 아시아의 클래식 음악 수준이 올랐고 지금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면서 “라 스칼라는 무대를 통해 제일 높은 example(예시)을 보여주기 때문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꾸준히 노력해 아시아에서 부산이 오페라하우스 대표가 되길 바란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다면 좋은 씨를 심어주고 물을 주는 그런 일을 하는 거다. 이런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지휘자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이 음악, 특히 노래를 사랑한다. (외국인에게) 한국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란 대답이 나오면 행복하겠다. 이를 위해 부산오페라하고 라 스칼라에서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519_000318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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