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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도영, 음악적 번짐이 날개로 돋아날 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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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엔시티(NCT) 127’ 메인보컬 도영이 동중정(動中靜)이라면, 솔로 도영은 정중동(靜中動)이다.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가만히 노래를 부르는데도 회화적 이미지를 빚어낸다. 노래의 청각적 심상이 시각적 심미안과 분리되기는커녕, 도영의 목소리의 음악적 번짐이 날갯짓이 돼 ‘이미지-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도영이 9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솔로 정규 2집 ‘소어(Soar)’는 그렇게 비상하는 순간들로 가득하다. 작년 발매한 솔로 정규 1집 ‘청춘의 포말(YOUTH)’이 수면 위로 보글보글 올라오는 거품 같은 청춘의 감정을 윤슬 같은 감성에 담아 노래했다면, 이번 ‘소어’는 좀 더 단호하게 훨훨 ‘꿈꾸게 하는 힘’을 건넨다.

도영의 ‘시리도록 눈부신’에서 호흡을 맞춘 작곡가 서동환, 서정적인 노랫말에 일가견이 있는 작사가 김이나가 뭉친 ‘안녕, 우주’를 비롯해 압축되지 않고 번지는 어떤 빛으로 가득찬 앨범이다. 특히 밴드 ‘자우림’의 프런트 퍼슨 김윤아가 그린 ‘동경(Luminous)’, 밴드 ‘YB’의 보컬 윤도현이 빚어낸 ‘고요(Still)’, 모던 록 밴드 ‘넬’의 김종완이 만들어낸 ‘샌드 박스(Sand Box)’ 등 자신이 좋아한 뮤지션들이 자신을 위해 만든 곡들을 NCT 팬덤 ‘시즈니’도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기운은 듣는 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신기한 체험을 선사한다.

한 뮤지션을 평가할 때 기술적인 요소들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 음악에 대한 애정이다. 도영은 자신이 다루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음악가다. 자신이 쓴 가사가 선택되지 않았더라도 개인의 위치보다 음반의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며 태연하게 넘기는 마음. 도영은 자신에 대한 기억을 추억으로 남기는 ‘아름다운 엔딩’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다음은 최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도영과 나눈 일문일답.

-1집을 냈을 때와 2집을 내기 직전인 지금의 심리적 차이점이 있나요?

“지금 시점이 부담이 덜해요. 앨범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꿈을 꾸게 하는 힘’이라 좀 즐겨보려고 합니다.”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뮤지션들의 면면이 정말 화려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꿈이었던 아티스트 분들이에요. 사실 1집 때부터 제가 존경하고 팬인 아티스트 선배님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줄곧 있었어요. 그래서 계속 문을 두드려 왔는데, 선배님들이 참여해주신 거죠. 많은 분들이 놀라실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특히 YB 윤도현, 자우림 김윤아, 넬 김종완 등 밴드 음악의 상징적인 분들이 눈길을 끕니다.

“아무래도 제가 밴드 음악을 많이 좋아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도 밴드부 활동을 했으니까요. 세 분은 대한민국 밴드 음악의 중심을 늘 이끌어오신 분들이라 더 영광이에요.”

-이번 앨범 타이틀곡 제목이 ‘안녕, 우주’잖아요. 1집 타이틀곡 ‘반딧불’에선 ‘멀어지는 우주마저 내겐 눈부시니까’라고 노래하기도 했고요. 도영 씨에게 우주는 어떤 의미입니까?

“‘안녕, 우주’는 기억에 관한 노래인데요. 사실 모든 기억들이 다 추억이 되지는 않잖아요. 인상 깊은 기억들이 추억으로 되는 거죠. 기억으로서의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가 추억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우주는 기억과 추억의 대명사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제게 너무 의미가 깊다기보다는 가장 초월적으로 위에 있는 단어를 찾다 보니까 우주라는 걸 쓰게 된 거죠. ‘안녕, 우주’가 타이틀곡이 된 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열 개의 곡들을 모두 타이틀곡이라고 해도 납득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전곡이 타이틀곡이 정도의 급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보니까, 타이틀곡 선정에 오랜 고민의 기간이 필요했어요.”

-‘꿈꾸게 하는 힘’을 앨범 주제로 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1집에선 청춘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보고자 했는데, 2집에선 1집에서 얘기했던 그 이상의 초월한 무언가를 얘기를 해야겠다라는 다짐이 있었어요. 사실 청춘이라고 하면 특정 나이대를 떠올리잖아요. 그걸 초월해 얘기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꿈이라고 생각했고, 시각적 이미지로 날개를 떠올렸죠. 특히 누워있다가도 일어나고 싶어지게 만든다든가 포기했다가도 다시 시작을 해보고 싶게 만들게 하는 음악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음악들을 모아보자라는 다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 스스로 일어났던 경험이 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제가 음악을 안 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막연히 ‘나는 무조건 노래를 하면서 살겠지’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죠. 1집을 내고 팬분들이 저한테 해주셨던 말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너가 하는 음악으로 누군가를 살리기도 한다’였어요. 그 말씀을 듣고 ‘지극히 개인적인 꿈의 영역이었던 ‘음악을 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를 일으킬 수 있는 상태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든 거죠. ‘다른 꿈을 응원할 수 있는 것 또한 나의 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입대 전에 앨범 한 장 더 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 앨범이 그 앨범일까요?

“여름이 떠오르는 앨범이지만 계절감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모두가 예상하고 계시다시피 살짝 자리를 비우는 시기가 올 텐데 저를 좋아하시는 팬분들이나 혹은 제 음악을 한 번이라도 들어보셨던 분들이 듣고 싶으실 때마다 꺼내 들으실 수 있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그리고 이 앨범이 ‘일기장처럼 있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했거든요. 일기장은 가장 사적인 영역이기도 하면서, 제일 소중한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거잖아요.”

-기억이 추억이 되는 과정에서 노래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음악과 함께 하면 인상이 깊어지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게 저는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삶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기억도 함께 들었던 노래 덕분에 오래가는 추억이 되잖아요. 그런 음악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앨범을 내는 건 도영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1집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거든요. 내 노래인 것이 너무 감사할 정도로 좋은 노래들인 거예요. 다른 분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었으면 진짜 막 서운했을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요. 팬분들을 위한 음악은 뭘까라는 생각도 많이 하지만 제가 뭘 하고 싶었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요.”

-보통 한국 대중음악 신은 아이돌 음악이 윤도현·김윤아·김종완 씨의 음악과는 완전히 단절돼 있다는 오해 아닌 오해가 있는 거 같아요. 그런 편견을 깨주는 아이돌이 도영 씨 같은 분이고요. 도영 씨는 아이돌이 하는 음악과 아이돌이 하지 않는 음악이 얼마나 상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아이돌 노래에도 다양한 형태의 음악들이 많거든요. 물론 퍼포먼스가 중요하고 비주얼적으로 대중에 비춰지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다른 음악과 극단적으로 나눠졌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죠. 하지만 그런 경계 없이 음악은 누가 부르냐, 즉 가수의 차이일 뿐이지 우리가 모두가 다른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돌들도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거든요. 모두가 음악적으로 다양한 걸 추구해서 이제 누구의 음악을 하나의 장르로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아이돌이긴 하지만 아이돌들의 음악 퀄리티가 굉장히 괜찮아졌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암투병을 하기도 하셨던 윤도현 씨가 만드신 ‘고요’는 혼자서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자 했을 때 쓴 곡이라고 알려졌어요. 그런 곡을 선물 받은 도영 씨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사실 윤도현 선배님에게 노래를 받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곡을 주신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진짜 기대되고 설렌다’ 정도의 마음이었는데 그런 스토리까지 듣고 나서 이제 사명감이 커졌던 거 같아요. 선배님에게도 너무 소중한 사연이 있는 노래다 보니까 ‘더 잘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 거죠.”

-김종완 씨가 작업한 ‘샌드박스’도 의미가 큰 노래라고요.

“이 노래에 맞춰 ‘전체 앨범 색깔을 만들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작업하면서 선배님과 미팅을 하면서 얘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소중한 사람과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에 대한 노래이거든요. 저도 그렇고 선배님도 그렇고 팬들을 위한 노래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 기획하신 전시형 음감회 ‘리스닝 익스피리언스(Listening Experience)'(6~8일 스위트스팟 스테이지 익선)는 물론 보글보글 거품이 생각하는 ‘청춘의 포말’, 날갯짓이 떠오르는 ‘소어’ 등 청각의 시각화, 즉 공감각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시형 음감회는 회사(SM엔터테인먼트)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던 부분인데요. 아까 말씀해 주셨던 질문하고도 연관이 있는데, 인상 깊었던 기억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악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든가, 공간의 조성물로 표현한다든가 하면 제 음악을 좀 더 인상 깊게 들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이 NCT 데뷔 10주년이 내년이잖아요. 근데 (입대로 인해) 도영 씨 없이 10주년을 맞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전 공백이라는 것에 대해 사실 큰 두려움이 없어요. 왜냐면, 음악이라는 게 앨범 발매 시기도 너무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노래를 처음 듣는 시기도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음악들이 제 공백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다녀와서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노래를 분명히 하고 있을 거라서… 공백이 전혀 슬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606_000320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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