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세상에 어떤 스승이라도 제게 가르침을 베풀어 주시면 스승이다. 이는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재용이 9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수필집 ‘그날 나는 붓다를 보았다'(불광출판사)에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쓴 계기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는 책 ‘그날 나는 붓다를 보았다’에서 불자로서 불교 수행을 통해 얻은 무상의 깨달음과 삶에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됐던 소중한 인연들이 일깨워준 인생의 가르침에 관해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이 책에 등장한 모든 인연이 단순히 사회 관계에서 만난 인연이 아니라 심오한 의미를 지닌 스승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절에서 요양했다가 깨달음을 얻게 된 스님과의 인연을 털어놓았다.
그는 “그때 당시 저잣거리에서 술을 굉장히 많이 먹어서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지는 상태여서 새벽 기상이 굉장히 힘들었다”라며 “잠이 부족하다 보니까 밥을 지어 방으로 들어가는데 시골집이다 보니까 머리를 숙이고 들어갔는데 서까래에 머리를 들이받아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안에서 스님께서 ‘아직 멀었다가 더 숙여라.’라고 하셨는데 머릿속에 살아왔던 세월이 번갯불처럼 확 지나가면서 딱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제가 지금까지 사람들 앞에서 연예인으로 잘난 척하면서 떠들고 살았는데 ‘나는 진짜 쥐뿔도 없는 인간이고 내가 입고 먹는 거 하나 세상에 신세 지지 않은 게 없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확 밀려왔다”라고 했다.
그는 1997년 영화 ‘억수탕’을 시작으로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연기를 선보이며 40년 넘게 배우로 살았다.’ 야인시대’, ‘폭풍속으로’, ‘제5공화국’, ‘주몽’,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대물’, ‘뿌리깊은 나무’, ‘전우치’, ‘구암 허준’, ‘기황후’ 등 수편이 드라마와 ‘친구’, ‘지구를 지켜라’,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파파로티’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해 조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을 괴롭힌 일본인 순사 ‘미와 와사부로’의 실감난 연기로 전 국민에게 ‘킨토깡’이란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영화 ‘친구’에서는 극중 ‘동수’를 스카우트하는 건달 ‘차상곤’의 부산 사투리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
누구나 살다가 한 번쯤은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 살아야 할 이유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 불교가 가르쳐준 삶의 지혜가 녹아든 수행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자아를 시비할 때마다 ‘아 이 세상에 ‘나’라고 할 만한 놈이 없다’는 말씀이 왜 진리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며 “불교에 심취하게 된 것도 그때 체험인 것 같다. 그 순간 그 깨달음, 일종의 자기반성이 이뤄진 그 순간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제까지 살면서 명색이 연예인인데 힘든 순간이 왜 없었겠냐?”며 “우울증 약을 11년씩 먹고 경제적 파탄으로 ‘내 가족을 먹여 살려야 되는데 내가 지금 과연 그럴 힘이 남아 있는지’ 고민하는 순간에 직면도 했는데 이를 넘어서게 한 것 역시 제 스승들이고 더 넓게 세상을 보게 해준 가르침들 때문이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에서 인생의 행복론, 불교와의 인연과 수행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40년 간 ‘배우 이재용’으로 살아온 시간과 현장에서 그와 함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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