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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 K-민화 위상을’ 이화영 보성 작가 눈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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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뉴시스]김혜인 기자 = “민화에는 전통과 서민의 삶이 담겨있습니다. 이 매력을 널리 전하고 싶어요.”

민화를 그리는 ‘닮'(호) 이화영(70)작가는 지난 20일 전남 보성군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국내외에 널리 전통 채색화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술을 전공한 이 작가는 청년 시절 지금의 무형문화재 제37호 옹기장 이학수씨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보성에 정착해 옹기장이의 길을 걸었다. 이 작가는 무형문화재 96호 옹기장 이수자로 등록됐다.

20여년 전 교통사고를 겪은 뒤 회복 과정에서 우연히 접한 민화는 그의 삶을 바꿨다.

선 긋기, 채색, 3~4차례의 그라데이션(바림), 덧선 등 단계를 거칠 때마다 붓 끝에서 탄생하는 작품들은 그를 민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했다.

이 작가는 “선과 색을 칠할 수록 한 폭의 그림에 숨결을 불어넣는 것 같았다”며 “스승께 민화를 배운 뒤 거의 18년 동안 쉬지 않고 매일 그림을 그려 작품만 250~300점에 달한다”고 했다.

어느덧 민화 장인이 된 그는 프랑스에서 세계화가들의 등용문으로 알려진 ‘파리 르살롱전’에서 2차례 수상하며 한국 전통 채색화의 명성을 드높였다.

파리 르살롱전은 1570년 루이14세 이전부터 시작돼 4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이 작가는 지난 2022년 르살롱전에서 연꽃과 학이 어우러진 전통 채색화인 연학도(가로140cm, 세로180cm)를 첫 출품, 특별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최초 수상이다. 2024년에도 흙을 빚는 옹기장인 남편을 주제로 한 ‘흙으로’ 라는 작품으로 두 번째 상을 받았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개인·단체전을 열며 민화 전도사를 자처했다.

그는 자신에게 작품 세계관을 묻는 질문에 “민화는 겨레다. 그 안에 삶이, 우리나라의 숨결이 들어있다”며 “전통을 기반으로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호랑이·태권도 등과 같은 전통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사람 중심의 그림을 엿볼 수 있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높은 명도의 채색도 특징이다.

종종 그의 작품에는 남편과 손주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깨알 가족 사랑이 돋보인다.

민화와 옹기, 전통의 결합. 예술인 부부의 활동도 눈길을 끈다.

이 부부는 영감을 주는 뮤즈이자 전통 예술을 함께하는 동료다. 지난 50년간 지역을 기반으로 예술 활동을 펼치며 합동 전시도 열었다.

남편 이학수 옹기장은 “옹기는 조상이 써온 생활 용기, 민화는 서민의 고난과 희노애락을 표현한 삶이다”며 “두 분야는 다르지만 전통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현재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학생들에게 민화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민화진흥협회 전남지부장, 대한채색화협회장, 보성민화연구협회 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의 바람은 민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한국 전통 문화 학교를 여는 것이다.

이씨는 22일 “서민들의 삶을 담은 민화를 발전 시키고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개인이 학교를 여는 것은 녹록지 않겠지만, 한국의 전통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하는 장을 만드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며 평안을 느끼길 바라면서 붓 터치를 한다”며 “민화가 치유의 그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621_000322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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