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세계적 팝스타’ 어셔와 최초로 협업해 이름을 알린 한국인 안무가 해니가 이번엔 체코 출신의 브레이킹 댄서 미스터 크리스와 협업, 다음 달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25’ 무대에 오른다.
해니(31·본명 김해니)와 미스터 크리스(27)는 오는 8월 14~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개최하는 신작 ‘우리(OO-LI)’ 공연을 앞두고 29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라운드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니는 지난해 어셔와 K팝 걸그룹 에스파를 비롯해 삼성·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도 협업해온 주목받는 젊은 안무가다. 6살 때 발레를 배우며 춤을 처음 접한 그는 춤을 추는게 좋아서 힙합, 팝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용을 해왔다.
지난해 어셔가 발매한 앨범에 수록된 ‘마르지엘라(Margiela)란 곡의 안무를 협업했고, 에스파의 최근 곡 ‘더티 워크’ 뮤직비디오에선 ‘무브먼트 디렉터’로 참여했다. 이번 싱크 넥스트 ‘우리’ 공연에서는 안무가로서 첫 창작에 도전한다.
해니와 미스터 크리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예술적으로 서로 강한 끌림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스터 크리스는 “우리가 굉장히 다른 아이디어와 다른 동작들을 하고 있지만 비슷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그리고 뭔가 예술적인 연결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언젠가는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크리스는 체코 프라하를 기반으로 브레이킹과 컨템퍼러리를 아우르며 활동하는 안무가 겸 시각 예술가다.
크리스는 “어린 시절 접한 한국 브레이킹이 큰 영감을 줬다”며 “유튜브에서 한국의 크루들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찾아보다가 지리를 익히기도 했다. 또 이번에 한국에 왔을 때 다양한 댄서들을 만나면서 저만의 아이돌을 만난 것 같아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해니와 같이 공연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해니가 저한테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를 같이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동의했다. 심지어 같은 주에 체코 관련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공연 제안이 들어왔는데 저 역시 해니와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고, 지난 6월 체코에서 공연을 함께 했다”며 “그것이 이번 ‘싱크 넥스트25’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공연 제목이 ‘우리(OO-LI)’라고 지은 이유로 “한 단어에 다른 뜻이 있는 단어들을 살펴보다가 본능적으로 ‘우리, 이것 너무 좋다. 우리 지만, 이제 우리 안에 갇히는 그런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다. 우리라는 표기를 보았을 때 비주얼적으로도 신선했다”고 해니는 답했다.
‘우리’를 연출한 두 안무가 해니와 크리스는 무대 위에서 ‘우리 내면의 대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싱크 넥스트 최초로 공개 오디션을 열고 무용수 28명을 뽑았다.
28명의 무용수는 각각 해니와 크리스가 되어 이들의 내면을 표현한다. 해니와 크리스를 포함해 총 30명의 무용수는 서로 부딪히고 충돌하며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브레이킹 댄서인 크리스가 주로 동적인 안무를, 해니는 주로 정적인 안무를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는 “지원자들이 어떤 기술적인 면모를 더 많이 보여주느냐는 중요하지 않았고 그 공간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어떤지가 훨씬 더 중요했다”며 “같이 오디션을 보면서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지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다른 지원자들을 어떻게 더 지지해 주는지가 저희가 원하는 팀의 정신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니는 “(지원자들을) 본능적으로 뽑았다. 왜 이 사람들한테 끌렸나 생각해 보면 15명이 한 사람을 표현하다 보니 포용력이 꼭 필요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는 “재미있었다는 반응도 좋지만, (관객) 본인이 수용하고 받아들여지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크리스 또한 “공연을 보고 공연장을 떠날 때, 공연이 날 안아주는 것 같다고 느끼면 좋겠다. 내가 공연을 받아들이고, 공연은 나를 포용해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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