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새 관세를 전 세계에 부과하면서 마가(MAGA) 진영에서 승리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정작 트럼프 경제는 비틀거리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트럼프 경제 비틀거리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주 발표된 고용 및 경제 관련 보고서들이 트럼프가 주장하는 새로운 황금기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사설 요약.
7월 증가한 신규 일자리는 7만3000개에 불과했다. 또 5월과 6월의 일자리 증가가 25만8000개로 하향 수정됐다. 결국 지난 3개월 동안 일자리 증가는 10만개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실업률은 4.1%에서 4.25%로 소폭 상승했다. 노동 참여율이 다시 하락해 62.2%를 기록했고 이는 1년 전보다 0.5% 낮아진 수치다.
고용주들이 근로자들을 해고하지는 않지만 신규 고용을 거의 멈춘 상태다.
새로 생긴 일자리 대부분이 의료 및 사회복지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이는 정부 지출에 크게 의존하는 부문으로 트럼프노믹스가 바꾸려했던 조 바이든 정부 시절의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미국 제조업 재탄생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제조업 일자리가 지난달 1만1000개 줄었으며 5월과 6월에도 2만6000개 줄었다. ISM 제조업 지수가 7월 48로 하락해 5개월 연속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민 노동자 단속 등 때문에 트럼프 취임 뒤 외국 출신 노동력이 약 100만 명 줄었다. 미국이민정책재단(NFAP)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노동력 증가의 절반이 이민자들에 의한 것이었다. 노동자가 줄면 고용주가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
고용 및 성장 둔화에 트럼프의 관세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용과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
1일부터 발효한 새 관세도 불확실성을 끝내지 못했다.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새 무역 협정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세계 질서의 서막이라며 환영한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15%의 관세에 보복하기를 거부했다. 더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감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날 경제적 결과가 더 중요하다.
현재 관세율을 기준으로 달러 환산한 관세 세금 인상 규모가 연간 36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날 경제적 결과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다.
공화당은 수십 년 동안 세금 인하를 추진해 신뢰를 쌓아왔으나 지금은 외국인이 그 세금을 부담한다는 허구를 바탕으로 관세를 받아들이고 있다.
과연 관세로 물가가 오를 때도 이 주장이 먹힐지 두고 볼 일이다.
트럼프가 고용 보고서를 낸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고용 수치가 정치적으로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또 다른 희생양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너무 늦었다고 주장한다.
세제 개편과 규제 완화가 기업비용을 줄이고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희망도 남아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무역 전쟁을 멈춘다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관세를 철회하지는 않더라도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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