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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英 재난복구 전문가의 재난 관통기…’먼지가 가라앉은 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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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재난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거스를 수 없는 자연재해거나, 인간의 과오에서 비롯되는 사고다. 인류가 재난 앞에서 과연 올바른 대처를 하고 있을까. 한 번 휩쓸고 간 공간은 완전한 복구가 이뤄졌을까.

재난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무너뜨리지만,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잔해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다. 누군가는 비교적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또 다른 이는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지난 20여년간 세계 곳곳의 재난 현장을 누빈 영국의 재난 복구 전문가 루시 이스트호프는 새책 ‘먼지가 가라앉은 뒤’에서 “무너진 삶을 복구하는 것까지가 진정한 복구”라고 말한다.

저자는 9·11테러, 인도양 지진해일, 런던 7·7 테러, 런던 그렌펠타워 화재, 코로나19 팬데믹 등 굵직한 참사 현장에서 활동했다. 단순히 사건 현장을 수습하고 잔해를 치우는 데 그치지 않고 망자의 신원 확인, 유류품 전달, 지역 재건 등 재난 이후의 전 과정을 다각도로 바라봤다.

그의 문제 의식은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10살 때 영국 셰필드에 위치한 힐스버러 스타디움의 압사 사고를 겪었다. 축구 경기 관중 중 97명이 사망하고 766명이 부상을 입은 영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다. 당시 “누군가는 해결해야지”라는 아버지의 말을 마음에 새겼고, 재난 복구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

저자는 무너진 삶을 복구하는 것까지가 진정한 ‘복구’로, 개인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복구의 본질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유사한 사고에 대비하는 데 있으며, 재난 복구가 미래의 사회를 더 안전하고 존엄하게 만들기 위한 일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내가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업계 선배들에게 배운 교훈 하나는, 죽음과 재난을 줄곧 마주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그렇게 산다는 것이었다. 인생은 대단히 귀중하고, 언젠가는 끝나며, 무척 연약하다. 이를 잊지 않고 살아야 한다.” (188쪽)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929_0003348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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