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그케베르하에서 개최된 G20 무역투자장관회의 및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 포럼(GFSEC)에 우리측 수석대표로 참석해 “실질적 피해가 확인된 품목에 한정된 정밀한 무역구제 조치가 필요하며, 광범위한 통상장벽이나 포괄적 보호조치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G20 무역투자장관회의에서 회원국 및 초청국 통상장관들은 ▲무역과 포용적 성장 및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 ▲녹색산업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 대응 위한 무역투자 프레임워크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및 개발 차원 등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무역과 포용적 성장 및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 세션에서 인공지능(AI)이 오는 2040년까지 세계 무역을 최대 37% 확대할 수 있는 만큼, AI 기반 무역 혜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의장국이 제시한 ‘G20 아프리카 무역투자 협력 아젠다’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보이며 “한국은 FTA 체결·이행 경험을 공유하는 역량 강화 지원을 모색해 아프리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산업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 대응 위한 무역투자 프레임워크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에너지전환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평가하고핵심광물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 및 다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관련 국제적 프레임워크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또 WTO 개혁 및 개발 차원)에서는 “다자무역체제가 복합 위기에 직면한 만큼 개방적 복수국간 협력의 확대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강조하고 WTO 투자원활화협정(IFDA)의 조속한 WTO 체제 법적 편입을 촉구했다.
특히 “동 협정이 발효될 경우 개도국의 행정역량 강화와 투자유치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G20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 포럼(GFSE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해 세계 철강 공급과잉 심화에 따른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28개 회원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5개 초청국의 장관급이 참석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에서 “세계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탄소감축 지연 및 관세/비관세 보호조치 증가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은 업계의 자발적 설비 합리화와 함께 불공정 수입재 방어, 저탄소 전환을 병행하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더해지며 세계 철강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실질적 피해가 확인된 품목에 한정된 정밀한 무역구제 조치가 필요하며, 광범위한 통상장벽이나 포괄적 보호조치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EU, 중국, 캐나다 등 12개국 수석대표들 및 WTO 사무총장과 양자회담도 가졌다. 주된 의제는 철강 관련 무역조치였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의 면담에서는 EU가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해 새롭게 도입한다고 발표한 저율관세할당(TRQ) 제안 내용이 우리 철강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이로 인해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다자 자유무역 체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철강 공급과잉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포럼 등에서 EU와 협력 중인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이번 조치가 한-EU 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측이 우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14년차된 한-EU FTA 파트너로서 비(非)FTA 국가와는 차별화된 고려가 필요하다”며 “기존 교역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물량 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와의 면담에서는 희토류 가공품 및 관련 기술에 대한 강화된 수출통제 조치와 글로벌 희토류 공급 축소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양국 간 설치된 국장급 협의 채널을 통해 향후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마닌더 시두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과 만나서도 캐나다 정부가 올해부터 부과하고 있는 철강 TRQ 조치에 대해 우리측 의견과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캐나다의 최신 디젤 잠수함 도입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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