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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멸하는 장소에 기억만 남았다…’스페이스 월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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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기용 기자 = 우리가 머무는 이곳은 영원할까. 이 질문을 던지는 소설가 오선영의 세번째 소설집 ‘스페이스 월드’가 출간됐다. 2021년 전작 소설집 ‘호텔 해운대’ 이후 4년 만이다.

전작 ‘호텔 해운대’가 부산이라는 도시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그 범위를 일상과 기억의 장소로 확장한다. 저자는 우리가 머무는 공간이 어떻게 인간의 삶과 감정, 관계의 변화를 비추는지 섬세하게 포착한다.

총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은 저자가 오래도록 관찰해온 ‘공간’과 그 안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표제작 ‘스페이스 월드’는 사라질 운명에 놓인 장소를 둘러싼 기억의 잔향을 따라간다. 주인공 은경과 주현은 학창시절부터 친구 사이로, 함께 가자던 일본의 우주 테마파크 ‘스페이스 월드’로 마침내 찾아간다. 그러나 학창시절 꿈꿨던 그 곳은 온데간데 없고 쇼핑몰만이 자리하고 있다.

사라진 것은 스페이스 월드 만이 아니다. 고향 안평 또한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익숙한 풍경과 작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괜히 미련 갖지 말라고, 냉혹한 현실은 나의 작은 기대나 헛된 희망으로 바꿀 수 없다고, 이제 와서 내가 아쉬워한들 안평을 되돌릴 순 없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하고 싶었다.” (‘스페이스 월드’ 중)

저자는 ‘머물 수 있는 곳’과 ‘떠나야만 하는 곳’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다. 이 책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정서를 비추는 또하나의 주인공이다.

소설가 손흥규는 추천사에서 “일의 정체보다 그 일이 어디에서 벌어지느냐에 더 중대한 의미가 있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라며 “우리가 머물렀다 떠나는 숱한 장소들이야말로 삶 자체 아니던가”라고 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015_000336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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