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임소현 용윤신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야당이 추진하는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임시방편의 미봉책”이라며 “미래세대에게 현 세대가 외상으로 빚을 지는 상황”이라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화폐를 중앙 재정으로 지원하도록 의무화 하는 법안에 대해서도 “효과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는 한편, 내수 진작을 위한 건설경기와 소비 활성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생지원금 일회성 지급 효과 의구심…尹정부 지원 효과적”
최상목 부총리는 1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민생회복지원금 자체는 원래 의도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민생에 실제로 효과가 있으려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지원하는 게 맞다”며 “민생의 지원 효과나 소비의 진작 효과 자체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승규 의원이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해 필요한) 13조원이 뿌려진다면 악영향이 없나”라고 묻자 최 부총리는 “13조원을 만약 전부 국채를 발행하거나 이렇게 된다면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최 부총리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와서 (하고 있는 지원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서 외면을 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효과에 대해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민생이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를 한다”며 “다만 방법론에 있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일회성의 현금성 소비쿠폰을 나눠주는 것은 효과면에서 보면 민생지원의 효과가 그렇게 클까 의구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률적으로 주는 것보다 필요로 하는 생계보조, 바우처, 월세지원, 장학금 등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맞춤형 지원이고, 이 부분이 소비를 증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학에서는 항상 소득이 늘어나야 소비진작 효과가 있다”며 “올해 예산에 추가하는 건 항상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회성으로 어떤 돈을 지급하는 건 항상 소득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소비 증대 효과는 크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가전체로 보면 지역화폐 효과 의구심…가계부채 경계감”
그는 야당이 추진하는 지역화폐 재정지원 의무화법에 대해서도 효과 측면에서 의구심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앞서 ‘일부 선별하거나 변형해서 지역화폐를 지원하는 재정정책을 쓰자’는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장에 “온누리 상품권은 전국민 대상이 아니고 소상공인·전통시장을 타겟인 반면, 지역화폐는 (사용처가) 넓다”며 “지역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국가전체를 봤을 때는 효과에 의구심이 든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0일자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전통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온누리상품권 가맹 제한 업종을 대폭 완화했다. 그간 가맹 제한 업종이었던 전통시장 및 상점가 내 병·의원, 학원 등에서도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최 부총리는 “내수가 괜찮은 곳도 소수 있지만 소상공인하고 전통시장쪽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온누리상품권 이용처 확대의 합리성을 강조했다.
이에 이언주 의원이 ‘전국민이 아닌 타겟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에 최 부총리는 “만들어진 제도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수 확산 속도가 생각보다 더뎌서 정부 차원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내수가 되살아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건설 경기 회복과 소비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건설에서 공급이 잘 안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8·8대책을 앞당기려고 하고 있고, 공공이 건설투자를 늘리고 공사비 안정화 대책도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며 “소비부문은 추석민생대책을 포함해서 관광, 할인 쿠폰, 온누리 상품권 등을 통해 진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 임시투자세액공제, 개소세(개별소비세) 인하라던지, 재건축·재개발 대책을 냈는데 이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노력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 부총리는 내수 침체의 요인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증가속도에 대해서는 경계의식을 갖고 보고 있다”며 “수요관리나 대책들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작년, 재작년에 가계대출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에 늘었다는 건 어폐가 있다”며 “부동산시장이 경착륙하는 걸 막기 위해서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법개정, 소수주주도 이익 침해 안 돼…경영계 측 판단 아냐”
최 부총리는 상법개정과 관련해 “대주주의 이익도 침해 받으면 안 되고 소수주주도 이익을 침해 받아선 안 된다”며 “정부가 마치 주주의 이익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경영계 측면에서 판단한다고 오해를 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법개정이 소액주주들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인들에게 불확실성이 일부 발생한다고 해도 그 길을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회사 전체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맞고 주주도 주주 전체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밸류업과 관련해서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하고 관련 제도의 필요성 있다는 건 공감한다”며 “상법을 바꿔야 되는지 바꾼다면 어떤 식으로 바꿔야 하는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상법을 바꾸는 것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지 다른 법령 보완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다양한 의견을 듣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업지배구조에 대해서 가볍게 보지 않고 제도 개선노력을 하고 있고 조만간 설명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패권 경쟁에 필요하면 보조금이든 세제든 최대한 지원”
아울러 최 부총리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속 우리 기업 지원과 관련해 “재정을 아끼려고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리 기업 지원 의사가 없다든지, 지원 의지가 약한 건 절대로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보조금 지원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취지의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어차피 재정의 여건이나 재원은 효율적으로 써야 되는 부분이 있어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지원을 할 의사를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기업이 보조금이 필요한데 정말 이건 정부가 줘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있다면 보조금이 됐든 세제지원이 됐든 검토를 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우리 반도체 산업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재정 보조금이나 직접 보조금을 받아서 생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구개발(R&D)이나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나 생태계 지원, 인력 양성 등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취약한 게 팹리스 부분인데 생태계적인 접근을 해야 된다고 한다”며 “자칫 보조금이라고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재정이 팹리스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한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반도체 관련된 26조원의 지원대책을 마련할 때 우리나라의 대기업, 중소기업을 직접 만나고 관계기관에서 만나서 수요조사를 했다”며 “그 대책이 완결된 것이 아니고 그 당시에 가장 시급한 게 무엇이냐를 중심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수요자가 원하는 방식이고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고민해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투세 시행 시 부동산 등 다른 자산 투자 확대 우려”
최 부총리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서는 “과세 대상이 소수이기 때문에 그 분들에 대한 부작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1400만 투자자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과세”며 “은행으로 치면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 같은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얘기하는 분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의 과세는 과세 대상이 되시는 분들에 대한 과세 형평 이런 것보다는 금융시장 안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그 다음에 자산간에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인지 그런 것을 봐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가계 자금이 우리 기업들로 흘러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순기능이 훨씬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대학생 중에서 주식시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전부 이구동성으로 얘기하는 것이 금투세 같은 게 시행되면 ‘해외로 가겠다, 국내에 투자하는 것을 해외로 빼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부총리는 “조금 더 돈이 많은 분들은 부동산 시장이나 다른 자산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며 “결국은 국내 주식시장 이외에 다른 자산시장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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