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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투하츠, 대칭·대항·대조의 新 걸그룹 좌표…SM 심미적 ‘포커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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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하투하)의 첫 미니앨범 ‘포커스(FOCUS)’는 대칭·대항·대조의 대구법 미학을 포커싱한다.

그 중 핵심은 타이틀곡 ‘포커스’의 만듦새와 안무, 이 곡의 뮤직비디오다. 피아노와 베이스를 은밀한 혈족으로 만드는 하우스 장르의 리듬에 얹힌 작사가 겸 작곡가 켄지(KENZIE)의 노랫말은 시선, 프레임을 오가며 특별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안무가 겸 댄서 조나인의 안무 역시 8명이라는 짝수 멤버들의 균형 또는 반복적 자기 닮음을 통한 어구를 짝 짓는 표현 방법으로 칼각을 정련한다.

손승희 감독의 뮤직비디오 역시 노래, 안무의 화법을 이어 받아 변주, 변형, 변곡 등의 연쇄적인 이미지를 단정하게 마름질해 정제된 미니멀리즘을 보여준다.

이런 디테일한 미감들은 단순히 기술적, 기교적인 것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톰브라운 표 교복, 발레코어의 조합 등 세련된 하이틴의 미적인 표현들을 비롯해 노래, 뮤직비디오, 무대엔 소녀들이 서로를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선망하고 질투하고 연대하는 순간들이 병치된다. 이를 통해 긴장감을 형성하며 걸그룹 하이틴의 새로운 좌표를 만들어낸다. 가히 ‘엑소’의 ‘으르렁’을 잇는 K-팝 교복 미학의 또 다른 전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완성도다.

이처럼 하츠투하츠의 이번 ‘포커스’는 심미적인데, 동시에 곡이 주는 핵심에 들어가는 능력이 압권이다. 왜 소녀의 시간이 아름다운지, 정적인 베이스가 중심이 된 하우스의 여백과 그것이 쌓여가는 점층범이 은유한다. 점차 움직임이 많아지는 안무 구조와도 겹친다.

노래의 물성이 다양한 연출의 제도적 산물과 맞아 떨어지는 이 같은 문법은 ‘K-팝 개척사’ SM엔터테인먼트의 내공과 저력이 무엇인지 증거하는 보법이기도 하다.

앞서 ‘하츠투하츠, SM ‘정언명령’ 프리즘 확장판…’30주년 유산’ 콜라주’라는 기사에서 어느덧 K팝의 제작 공식이 된 헤겔의 변증법에 따른 정반합(正.反.合) 이론으로 SM 걸그룹의 역사를 정리한 적이 있는데, 하츠투하츠의 프로덕션 진화는 이 방법론을 근사하게 소화했다.

기존 기본적인 구도가 정(正)이라고 할 때 시간이 흐른 뒤 이것과 상반되는 반(反)이 만들어진다. 이 정(正)과 반(反)이 갈등을 겪으면서 합(合)으로 초월한다는 것이 정반합 논지다. 당대 절정의 인기를 누리며 정(正)이 된 소녀시대의 반(反)은 f(x)였고, 레드벨벳은 이 앞선 두 걸그룹을 합한 형태였는데 이 팀에 대한 반작용으로 에스파가 나왔고 다시 여기에 대한 반으로 하츠투하츠가 등장했다. 그런데 하츠투하츠는 변형된 반이다. 이들의 순정함은 표백된 것이 아니며, 걸그룹 특유의 클리셰들을 갖고 있지만 복잡한 내면의 섬세한 묘사는 다양한 서사 충동을 가져오며, 비범함이 된다. 현실세계를 살균하는 대신 요즘 젠지들의 일상을 예민하게 파고 들어 시대의 풍경화가 된다.

‘포커스’ 외 잘 짜여진 음악도 이 팀의 완성도에 기여한다. 펑키한 누디스코 스타일의 ‘애플 파이(Apple Pie)’, 향수를 자극하는 뉴잭스윙 ‘프리티 플리즈(Pretty Please)’, ‘필승조’ 켄지가 단독 작사와 공동 작곡을 맡은 풍성한 화음의 시티 팝 ‘플러터(Flutter)’, R&B 기반의 팝 발라드 ‘블루 문(Blue Moon)’, 하츠투하츠 음악 스타일의 맵시를 확인한 업템포의 ‘스타일’ 등 이번 음반에서 빼놓을 곡들이 하나도 없다.

멤버들 매력과 가치는 활동이 지속될수록 우상향이다. SM이 이상향으로 생각한 완벽한 단발의 표준인 동시에 역동적이고 유려한 춤선의 리더 지우(19·최지우), 대형 K팝 기획사 아이돌 멤버로는 드문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청아한 보컬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카르멘(19·뇨만 아유 카르메니타), 비주얼·춤·노래가 균형을 이룬 올라운더 유하(18·유하람), 감정의 기미를 포착하는 미더운 음색의 스텔라(18·스텔라 다현 킴), 메인 댄서로서 팀의 원심력과 구심력의 중심인 주은(김주은·17), 이국적인 외모에 화사한 성격으로 팀에 리듬감을 부여하는 에이나(17·노유나), 세련되면서 신비로운 비주얼로 팀에 고유성을 불어넣는 이안(16·정이안), 편안한 음색에 성격마저 차분한 막내 예온(15·김나연)의 매력이 하츠투하츠의 궁극이다.

앞선 내로라하는 SM 걸그룹들과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절대적인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하츠투하츠는 이번 앨범으로 증명했다. 즉, 이들의 대칭·대항·대조는 비교값이 아닌 절대값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한 불가항력적인 일들이다. 이들의 이런 팽팽한 초점이 K-팝 걸그룹계에 긴장감을 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027_000337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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