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세 협상이 29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 대미 수출에 있어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특히 자동차 관세 15% 인하를 공식화했으며 반도체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는다는 양국간 합의가 이뤄진 것은 우리나라에게 호재로 꼽힌다. 관세 문제를 해결한 만큼 양국 교역 증가에 따른 수출 확대도 탄력을 받을 지 관심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한민국 정부는 10월 29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세부 합의 내용과 관련해선 미국이 한국에 대한 국별관세 및 자동차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의약품 등에 대해선 최혜국 대우를 약속하며 미국 수입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했다.
3500억 달러 금융패키지 조성과 관련해선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1500억 달러를 투입하고 2000억 달러의 경우 일본이 합의한 금융 패키지와 유사하지만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김 실장은 “마스가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될 예정”이라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협의했으며 신규 선박을 건조하는 경우 장기 금융을 통해 우리 외환시장의 부담을 줄이고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을 두고 이견이 컸지만 APEC을 계기로 협상을 한 번 만들어보자는 데 일치감이 있었던 만큼 미국 측과의 막판 조율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양국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우리나라 대미 자동차 수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인해 9월까지 북미와 미국에서 각각 268억3300만 달러(-11.9%), 226억6900만 달러(-14.4%) 등의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342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현재 66%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한미간 관세 협상 타결로 품목별 관세 25%가 15%로 하향 조정되면 올해 연말 또는 내년부터는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적용한다’는 약속을 받아낸 반도체도 불확실성을 줄였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1월 101억 달러(+8%), 2월 96억 달러(-3%), 3월 131억 달러(+12%), 4월 117억 달러(+17%), 5월 138억 달러(+21%), 6월 150억 달러(+11%), 7월 147억 달러(+32%), 8월 151%(+27%) 9월 166억 달러(+22%) 등을 기록했다.
현재 수요·가격 모두 동반 강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에도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정가격 상승 흐름과 고대역폭메모리(HBM)·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며 수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스가 프로젝트 가동에 따른 조선업 분야에서의 투자·교역 활성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한 투자 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 업체를 추천하고 이에 대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지원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마스가도 당초 계획했던 대로 자유롭게 추진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새로운 사업 확대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리나라 선박 수출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는데 향후엔 증가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가 올해 초 제시했던 연간 수출 목표 7000억 달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9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197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 따른 효과가 연말 경기 흐름과 맞물린다면 예상을 상회하는 수출액을 달성할 수도 있다.
김 실장은 “정부는 한미 금융 패키지가 우리 사업 경쟁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 기반 돼 양국 간 산업공급망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 되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