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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진, 정말 숨 차도록 달리네…아미와 경험한 ‘러너스 하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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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이재훈 기자 = “위윌 비 러닝 와일드 / 러빙 틸 더 선 이즈 아웃(We’ll be running wild / Loving ’til the sun is out)”(숨이 차도록 달려 / 해가 뜰 때까지 사랑할 거야)

단거리 달리기인 줄 알았는데, 장거리 달리기였다.

3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진(JIN·김석진)은 첫 솔로 팬콘서트 앙코르 ‘#런석진_이피.투어_앙코르(RUNSEOKJIN_EP.TOUR_ENCORE)’ 첫 노래 ‘러닝 와일드’를 부를 때부터 달렸다.

플로어석을 둘러싼 트랙을 내내 달리며 노래했다. 지난 6월 경기 고양에서 출발해 10개 도시 20회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피니시 라인을 그렇게 끊어나갔다.

그런데 진의 콘서트는 뽐내기를 통한 완결과 거리가 멀다. 그보단 팬덤 ‘아미’와 가장 즐길 수 있는 순간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동반한다. ‘통해라 아미’ ‘불러라 아미’ 같이 아미와 직접 교감하는 순서를 넣은 이유다.

그렇다고 노래에도 힘을 덜 주는 것도 아니다. 방탄소년단 단체곡인 ‘전하지 못한 진심’을 홀로 피아노를 치며 부른 진은 겉보기에 완벽했음에도 “가사 실수가 있었다. 완벽하지 못한 무대를 선보여서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진이 사랑받는 건 외모와 노래 실력의 힘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인간적인 교감에 있다. 이번 팬콘서트가 방탄소년단 자체 웹 예능 콘텐츠 ‘달려라 석진’의 세계관을 확장한 스핀 오프이니, ‘달리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저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일부 글을 인용해볼까.

“한 사람의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한계를 끌어안은 한 사람의 작가로서, 모순투성이의 불분명한 인생의 길을 더듬어가면서, 그래도 아직 그러한 마음을 품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역시 하나의 성취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만약 매일 달리는 것이 그 같은 성취를 조금이라도 보조해줬다고 한다면, 나는 달리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진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문장이다. 진은 힘껏 달리는 것처럼,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 록에 대한 애정으로 라이브 밴드를 동반한 무대에선 열심히 노래하고 아미가 몸짓으로 낸 ‘물회’ 문제도 열심히 맞춘다. 불완전한 자신이 열심히 달리는 건 아미가 좋아하는 것들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여기서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다. 달리기에서 고통이 찾아오는 시점을 넘기면 찾아오는 행복감을 뜻한다. 진과 방탄소년단, 아미는 1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는 동안 여러 오해, 편견, 질투 등을 참고 견디며 지금에 이르렀다.

달리기를 할 때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진과 방탄소년단 그리고 아미에게 중요한 건 자신들의 힘으로 완주해가는 것이다. 진이 노래를 부르기 전이든, 게임을 하기 전이든 “도전”이라고 외치는 이유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들여 유대감이 쌓인다.

이날 방탄소년단 동료들인 제이홉, 정국이 깜짝 게스트로 나와 ‘슈퍼참치’를 부르고 우정을 확인한 순간은 내년 봄 방탄소년단 컴백을 앞두고 벌인 ‘간이 출정식’이었다. 제이홉, 정국은 각각 솔로곡 ‘킬린 잇 걸’과 ‘스탠딩 넥스트 투 유’ 무대를 제대로 선보이며 팀의 맏형 진의 콘서트를 더 빛냈다. 또한 공연 막판 ‘아이돌(IDOL)’, ‘소 왓(So What)’,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이어지는 진의 ‘방탄소년단 메들리’는 그의 근원이 어디인지 확인하게 했다.

첫곡부터 화려한 폭죽이 터졌고, 막바지엔 자신이 만든 캐릭터 ‘우떠’ 모양의 대형 열기구를 타고 공연장을 돌며 ‘문(Moon)’을 불렀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등 날이 흐렸지만 진 덕에 달이 두둥실 떴다.

이처럼 진의 달리기는 직선 거리가 아닌 곡선이다. 잠시 돌아가는 것 같더라도 사랑 받을 만한 것들을 달처럼 은은하게 다 비춰주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길. 진은 그렇게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다. 그의 긴 마라톤은 이제 시작이다. 진은 11월1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팬콘서트를 열고 투어의 마침표를 찍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031_000338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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