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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부 프랜차이즈의 ‘눈속임 인상’, 소비자 신뢰 잃는 지름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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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가격은 그대로인데, 치킨의 양만 줄었다. 최근 순살치킨 중량을 200g 줄이면서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불거진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얘기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수량·크기·품질을 낮춰 사실상 가격 인상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교촌치킨은 가격표는 바꾸지 않았지만 제공하는 치킨의 양을 줄였다. 실질적으로는 인상과 다름없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양이 줄었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사실을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배달앱 등을 통해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돈을 주고 치킨을 시켰으나, 아무것도 모른 채 평소보다 적은 양의 치킨을 받아든 셈이다.

이는 가격 정책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원재료나 인건비 부담이 있었다면 이를 솔직하게 설명하고 정직하게 가격을 올리는 편이 오히려 낫다.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프랜차이즈 업계 ‘꼼수 인상’에 대한 내용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교촌치킨의 슈링크플레이션은 소비자 기만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치킨 업체의 ‘꼼수 인상’ 문제를 지적했다.

결국 교촌치킨은 이후 지난 23일 순살메뉴의 중량과 부위를 종전대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교촌치킨이 잘못을 인정하며 한 발 물러서는 듯 보였지만, 정작 내부 인식은 달랐다.

교촌 내부에서는 일부 임원이 “품질을 높이기 위한 행동이 원가 절감이라는 결과로 둔갑했다”며 자성보다는 ‘남탓’을 한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물론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데다, 배달비 부담이 더해진 요즘 가격 정책을 놓고 외식업계 전반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동의한다.

하지만 이런 구조적 부담이 소비자 기만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눈속임 인상은 당장의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를 갉아먹는 독이 된다.

외식업도 결국 소비자 ‘신뢰’의 산업이다. 소비자가 낸 돈이 합당한 가치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깨지면, 가격 경쟁도 품질 경쟁도 무의미하다.

교촌치킨의 사례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조용히 줄이고 모른 척하는’ 업계의 관행이 반복된다면 소비자의 불신은 한 번 더 깊어진다.

외식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 마케팅도, 원가 절감의 묘수도 아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싼 치킨’ 뿐만 아니라 ‘속이지 않는 브랜드’를 바란다는 사실을 외식업계가 잊지 말아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028_0003379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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