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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자연의 마리아주…캐딜락 리릭과 가평[드래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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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타보고 싶은 차와 누구나 가보고 싶은 여행지.

둘의 만남을 하나씩 기록하고자 합니다. ‘드래블'(Dravel)입니다.

‘드라이브'(Drive)와 ‘트래블'(Travel)을 합한 시리즈 이름처럼 주목받는 차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정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얼마 전 기자는 ‘리릭’(LYRIQ)과 특별한 여정을 함께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Cadillac)이 브랜드 최초로 선보인 순수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자 GM의 첨단 배터리 플랫폼이 적용된 첫 모델이다.

전통의 크롬 그릴을 대신한 ‘블랙 크리스탈 쉴드’에서 시작해 차체를 감싸듯 펼쳐지는 ‘코레오그래피 라이팅’의 화려한 ‘웰컴 세리머니’를 받으며 차에 올랐다.

전원 버튼을 누르자 시동… 아니, 전원이 차 전체로 공급됐다.

엔진의 떨림이 사라진 전기차의 기동은 더욱 특별했다. 초고해상도(9K)의 3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빛을 발하지 않았다면 차가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니 거대한 전기 SUV가 앞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움직임은 캣워크처럼 부드러웠다. 오늘의 여정이 ‘달림’이 아니라 ‘흐름’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 차와 가장 어울리는 여행지를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청정 자연’이야말로 리릭과 가장 맞닿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바로 경기 가평군이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출발해 강변북로를 타고 가다 구리암사대교를 건넌 다음 올림픽대교를 이용해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차량 흐름이 확실히 줄어들면서 시야가 활짝 열렸다. 102㎾h 대용량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가 든든히 받쳐주는 듀얼 모터의 힘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500마력과 62.2㎏·m, 출력과 토크의 숫자는 강렬했지만, 움직임은 결코 거칠지 않았다. 출발할 때의 매끄러움이 고속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전·후륜 5링크 서스펜션이 노면의 결을 섬세하게 읽어내며, 실내의 고요함을 지켜냈다.

◆숲과 호수, 그리고 강을 향한 친환경 여정

가평군에 들어선 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상면 축령로의 ‘잣향기 푸른숲’이었다.

늘 가고 싶었지만,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하이브리드 차량으로도 왠지 범접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곳이라 미뤄왔던 곳이다.

당연히 숲 안으로 차는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그 바깥도 만만찮다. ‘잣향기 푸른마을’에서 숲 입구까지 약 1㎞ 넘게 도로변으로 울창한 숲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스팔트가 깔려 있지만, 배기가스나 엔진 소음을 퍼뜨려서는 안 될 듯한 성스러운 공기가 감돈다.

창문을 내렸더니 잣 향이 섞인 숲 내음이 차 안으로 스며들었다. 바람과 새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그 사이 리릭은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길을 따라 올라갔다. 밖에서 이 모습을 본 이가 있었다면 차가 아니라 풍경의 일부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잣향기 푸른숲은 축령산(886m)과 서리산(825m) 자락의 해발 450~600m 고지대에 자리한다.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들이 국내에서 가장 밀집해 자라는 곳이다.

산림 휴양과 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축령백림관’ ‘잣향기 목공방’ ‘화전민 마을’ ‘힐링센터’ 등 볼거리도 많다. 무장애 나눔길이 약 1㎞ 조성돼 누구나 편하게 숲을 체험할 수 있다.

동절기(11월~이듬해 3월)에는 매일(월요일 휴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다음 목적지는 청평면 호명리 ‘호명호수공원’이었다.

1980년 4월 완공된 국내 최초 양수식 발전소인 ‘청평 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인 ‘호명호수’를 중심으로 조성됐다.

이 발전소는 심야에 남는 전력을 이용해 북한강 하류의 물을 호명산(632m) 정상 부근(535m)까지 끌어올린 다음 전력 수요가 절정에 달하는 시간대에 730m 길이의 수로를 통해 지하 발전기에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한다.

면적 4만5000평, 둘레 1.7㎞인 호명호수가 바로 그 물을 품고 있다. 호명산의 수려한 산세와 호수가 어우러진 모습을 두고,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놓은 듯하다”고들 한다. 직접 가보면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자연스레 수긍하게 된다.

공원에는 임신부, 장애인이 탄 차량을 제외하면 일반 차량은 진입할 수 없다. 주차한 다음 버스로 갈아타거나 약 3.8㎞의 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주차장도 산 중턱에 자리해 오르막이 점점 가팔라지지만, 리릭은 듀얼 모터가 만들어내는 즉각적인 토크와 AWD 구동으로 거침없이 치고 올랐다.

양수 발전의 원리는 감속 시 사라지는 힘을 전력으로 회수하는 리릭의 ‘에너지 회생 제동’과 닮아 있다.

마지막 목적지인 설악면 회곡리 ‘청평호’로 향하는 길에서 이를 확실히 체감했다.

스티어링 뒤 패들을 가볍게 당기자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속도가 줄었고, 계기판의 배터리 게이지가 미세하게 상승했다. 업계 최초로 적용된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의 효과였다.

운전자와 차, 그리고 자연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한 순간이었다.

청평호를 따라 이어지는 길에서 햇살은 수면 위에서 부서져 반짝였다. 그 빛이 다시 차창을 스쳤다. 달림보다 흐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또다시 들었다.

청평호는 일제강점기인 1944년 북한강에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생겨난 인공 호수다. 만수 시 수면 면적이 약 580만 평에 달하는 초대형 호수다. 서울에서 불과 50㎞ 떨어져 사계절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수상 레저·낚시로도 유명하다.

호수를 감싼 청평호반은 ‘가평 8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1990년대 ‘마이카 시대’부터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자리 잡았다.

안전한 구간에 차를 세운 뒤 내려서 강 바람을 만끽했다.

리릭은 조각 작품처럼 서 있었다. ‘자연의 리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캐딜락 헤리티지 모델의 디테일을 세련되게 재해석하고, 차세대 테크놀로지 요소를 조화롭게 녹여낸 차다. 지난해 미국 론칭 당시 쏟아진 “아름답다”는 찬사가 과장이 아님을 그 순간 실감했다.

해가 기울며 청평댐 위로 노을이 번지자 리릭의 차체도 그 빛 속에서 은은하게 물들었다. 훼손을 멈추고, 지켜주기 위해 나선 인간의 과학기술을 기꺼이 품에 안은 자연. 그 조화로운 모습 앞에서 마음이 머물렀다.

◆조용한 힘, 품격 있는 귀로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리릭은 또 한 번 ‘품격’을 드러냈다.

‘제로백 4.6초’. 전기 SUV가 아니라 스포츠 세단에 가까운 가속력을 앞세워 시속 100㎞를 넘나들어도 차체는 흔들림이 없었고, 직진 안정성은 완벽했다.

그 사이 실내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19개에 달하는 AKG 스피커가 ‘달리는 콘서트홀’을 만들었다. 3축 가속 센서와 차량 내 마이크가 실시간 작동하는 차세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어떤 소음도 허락하지 않았다.

첨단 배터리 플랫폼, 하부 배터리 구조, 차체 앞뒤에 하나씩 장착된 모터 2개로 완성한 약 50:50의 전·후방 무게 배분 등이 만든 균형감은 주행 한 번만으로도 바로 이해됐다.

업계 최초 무선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12개 배터리 모듈을 각각 제어·연동하고, ‘BEV3 히트 시스템’을 통해 열을 순환시켜 효율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주차를 마친 뒤, 배터리를 확인했다. 20인치 휠 4개를 장착한 4륜 구동 차량으로 200㎞ 넘는 거리를 달렸지만, 남은 용량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완충 시 465㎞까지 달릴 수 있다는 스펙 설명 그대로였다.

전원을 끄자 리릭은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기술이 자연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이 기술을 거부하지 않았던 하루. 리릭과 함께한 조용하지만 강렬한 가평의 푸른 항로는 그렇게 완성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111_0003398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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