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의 초기작 ‘해바라기’가 처음 경매에 등장한다. 물방울 연작 이전의 화풍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로, 병풍 대작 ‘회귀’와 함께 새 주인을 찾는다.
서울옥션은 오는 26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90회 미술품 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미술, 고미술, 럭셔리 섹션을 아우르는 총 143점이 출품되며,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84억원이다.
이번 경매에 처음 나온 김창열의 ‘해바라기’(1955)는 구체적 형상이 남아 있는 화면에서 앵포르멜로 전환 직전의 조형 실험을 보여준다.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통해 공개된 작품으로, 추정가는 2억5000만원~5억원이다.
함께 출품된 ‘회귀’(1996)는 병풍 형식의 대작으로, 추정가 1억2000만원~2억5000만원이 매겨졌다. 힘 있게 그어진 검은 획과 그 아래 맺힌 투명한 물방울이 대비를 이루며, 거친 붓질과 정교한 물방울 묘사가 물성의 차이를 극대화한다. 병풍 형식은 조형 요소를 연속 공간으로 확장시키며, 천자문을 화면에 직접 쓰는 방식의 다른 ‘회귀’ 연작과는 구별된다.

최근 별세한 정상화의 2007년 작 푸른색 회화도 출품된다. 캔버스를 접고 떼어내며 물감을 메우는 반복적 제작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격자 구조는 동일성 속 미세한 차이를 드러내며 명상적 긴장을 형성한다. 추정가는 2억원~3억5000만원이다.
추정가 9억5000만원~18억원에 책정된 이우환의 ‘Dialogue’는 최소한의 붓질과 넓은 여백이 마주하며 긴장감을 구축하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이중섭, 장욱진, 최영림 등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된다.
고미술 섹션도 눈에 띈다. 기야 이방운의 ‘장양우렵도’는 중국 고사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수렵 장면을 그린 작품으로, 이방운 작품 가운데 보기 드문 수렵도 도상이다. 섬세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필선과 절제된 담채가 긴박한 장면을 구현한다.
김홍도를 비롯해 신한평, 김응환, 최북 등 18세기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수록된 ‘화첩’은 서로 다른 필치를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또한 고종의 후궁 순헌황귀비의 국장 장면을 담은 사진첩은 근대기 왕실 의례를 시각적으로 기록한 사료로서 의미가 크다.
경매에 앞서 열리는 프리뷰 전시는 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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