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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가 훼손할 수 없는 연대…13人 세븐틴, ‘온전함’의 서사 재증명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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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어떻게 이 타이밍에 비가…”

5일 오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그룹 ‘세븐틴(SEVENTEEN)’이 월드투어 ‘세븐틴 월드 투어 [뉴_] 앙코르(SEVENTEEN WORLD TOUR [NEW_] ENCORE)’의 대미를 장식하는 앙코르 첫 곡으로 미니 10집 ‘에프엠엘(FML)’ 수록곡 ‘에이프릴 샤워(April shower)’를 부르기 시작하자, 기적처럼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궂은 날씨였지만, 멤버 디에잇(THE 8)의 말처럼 “너무 낭만적이고 이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은” 미학적인 순간이 완성됐다.

‘에이프릴 샤워’가 이번 앙코르 콘서트의 중심 메시지로 배치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면서도 필연적이다. 16세기 영국 시인 토머스 터서(Thomas Tusser)의 저서에 등장하는 격언 ‘달콤한 4월의 소나기가 진정 5월의 꽃을 가져온다네(Sweet April showers / Do bring May flowers)’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진 이 곡의 노랫말은, 다가오는 5월 데뷔 11주년을 앞둔 세븐틴의 여정을 정교하게 은유한다.

4월의 소나기가 가진 차가움은 단순한 우울이나 시련이 아니다. 5월의 화려한 개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생명수다. 꽃은 스스로의 힘만으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리는 차가운 비를 묵묵히 견디고 흡수함으로써 완성된다. 우리 삶의 고통과 눈물이 미래의 성취를 위한 필수적인 자양분이 된다는 이 연금술적 희망은, 세븐틴 13명 전원이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와 두 번째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굳건한 서사와 맞물려 거대한 감동으로 피어났다.

이날 무대 위에는 군 복무 중인 정한, 원우, 우지, 호시를 제외한 아홉 명의 멤버(에스쿱스, 조슈아, 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만이 올랐다. K-팝 보이그룹에게 군 복무라는 국가적, 지형학적 구조로 인한 물리적 부재는 태생적 난제다. 하지만 이 인원 변동이 세븐틴의 불완전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체 복무 중인 정한과 원우는 객석에서 멤버들을 응원했다. 열세 명이 한 공간의 공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대 위 인원수에 얽매이지 않는 이들의 온전함은 증명됐다.

세븐틴의 역사에는 결락이 없다. 2015년 데뷔 당시 13명이라는 다인원 구성은 음악 세계 구축에 있어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냐는 의문부호를 달고 다녔다. 그러나 ’13(멤버) + 3(유닛) + 1(팀, 캐럿) = 17’이라는 작명 공식처럼, 이들은 각자의 강점을 교차시키며 자신들만의 방법론을 뚝심 있게 증명했다. 데뷔 6주년이었던 2021년 일찌감치 첫 재계약을 맺었고, 11년간 단 한 명의 탈퇴나 교체 없이 두 번째 재계약의 문턱을 함께 넘었다.

13인 다인원의 속도는 저마다 다르기에, 솔로와 유닛 무대로 미분된 이들의 역량과 경우의 수는 무량대수로 늘어난다. 하지만 결국 ‘팀 세븐틴’이라는 이름 아래 뭉칠 때, 각자의 가속도를 적분한 결과물은 언제나 최대치의 시너지를 낸다. 네 명의 빈자리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이들이 증명한 절대값은 변함없이 ’13’이었다.

그 절대값의 맹세는 콘서트 후반부 서사에서 짙은 여운을 남겼다. 앙코르에서 ‘에이프릴 샤워’에 이어 ‘_월드(_WORLD)’로 세븐틴과 팬덤 ‘캐럿(CARAT)’이 마주할 신세계를 예고한 뒤, ‘소용돌이(To you)’의 거센 바람을 뚫고 ‘돌고 돌아(Circles)’로 안착하는 전개는 상실과 회복의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다. “괜찮을 거야 시계의 바늘처럼 다시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겠지”라는 노랫말처럼, 슬픔과 아픔은 언젠가 지나가고 본래의 온전한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위로는 물리적 부재마저 서사의 한 축으로 승화시킨다. 피할 수 없는 결핍조차 다음을 기약하는 기나긴 시간의 여백으로 품어내는 것이다.

총괄 리더 에스쿱스가 “같은 한 배로 열심히 노 저어서 나아가겠다”고 밝힌 것처럼, 거센 비를 맞으며 함께 노를 젓는 이들의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9월 같은 장소에서 출발한 이번 투어는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 일본 4대 돔 등 전 세계 14개 도시 대형 공연장으로 이어지며 약 84만 명(온·오프라인 합산)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앙코르 공연은 전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이날엔 래퍼 이영지, 배우 문상민 등도 객석에서 지켜봤다.

월드투어의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은 세븐틴은 오는 6월 20~21일 다시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돌아와 10번째 팬미팅 ‘캐럿 랜드(CARAT LAND)’를 연다. 그 사이 유닛 활동도 이어간다. ‘메보즈’ 도겸X승관이 오는 17~19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DxS [소야곡] 온 스테이지(ON STAGE)’의 막을 올린다. 한발 앞서 투어에 돌입한 에스쿱스X민규는 24~26일 가오슝 아레나를 찾아 ‘CxM [더블 업(DOUBLE UP)] 라이브 파티(LIVE PARTY)’를 선보인다. 차가운 4월의 소나기를 통과한 이들이 피워낼 5월, 그리고 6월의 풍경은 이미 우리 앞에 만개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405_0003578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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