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영화 ‘원스’를 무대로 옮겨놓은 뮤지컬 ‘원스’가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이민자의 만남을 그린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4년에 초연됐다. 2015년 내한 공연 이후 국내 무대에 오르는 건 10년 만이다.
코너 핸래티 협력연출은 7일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스’가 특별한 건 의상이나 무대 변화 없이 배우들이 가진 재능에 의지해 모든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맞춰 역량이 뛰어난 배우들로 캐스팅됐다. 여주인공 ‘걸(GIRL)’ 역에 초연 멤버였던 박지연과 ‘새 얼굴’ 이예은이 캐스팅됐다. 남주인공 가이(GUY) 역은 윤형렬과 한승윤, 이충주가 맡았고, 가이의 아버지인 다(DA) 역은 중견배우 박지일, 이정열이 나선다.
원스는 오케스트라나 지휘자 없이 배우들이 작품의 모든 음악을 책임진다. 여주인공 ‘걸’을 제외한 전 출연진이 1~9개의 악기를 연주한다. 배우들의 역할이 크다보니 무엇보다 배우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윤형렬은 “공연 중에 살짝 안 맞거나 틀어질 때 다른 작품들은 음악감독님이 끌어주면 쫓아갈 수 있는데, 원스는 우리밖에 없다”며 “우리가 하나되지 않으면 큰 일 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나된 에너지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우들에게는 악기 연주도 상당한 부담이 됐다.
15세 때부터 기타를 쳤다는 한승윤은 “인생의 절반 이상 음악을 해온 내게도 (이번 공연은) 생소하다”며 “나에게 또다른 도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충주는 “가장 필요한 덕목인 기타가 준비돼있지 않았다. 1년 동안 붙잡고 살아서 이렇게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며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한국에서 풍부하게 악기를 다루는 배우들이 없어서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렸고, 어려웠다”면서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10년 전보다 엄청나게 좋은 음악적 퀄리티를 선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원스’의 여주인공 ‘걸’로 돌아온 박지연은 이번 공연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지연은 “지금까지 했던 모든 공연 중 제일 사랑하는 공연이 ‘원스'”라며 “황석희 번역가님과 이지영 국내 연출님께서 대본을 재밌게 바꿔주셨다. 아마 이전보다 10배, 100배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유머가 잘 살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지만 이번에는 곳곳에 숨어있는 위트들을 잘 번역해 만들어주셨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훨씬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박지일과 윤형렬은 10년전 초연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셨던 터라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하다.
박지일은 “올해로 연극한 지 40년이 됐는데, 그간 맡은 배역 중 가장 작은데 가장 큰 최고의 선물처럼 느껴진다”며 “10년간 버킷리스트처럼 마음에 남아있었는데 이번에 함께하게 돼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윤형렬은 “(10년전 오디션 당시엔)굉장히 겉멋이 들었던 시절이고 많이 부족했다”며 멋적게 웃으며 “이번 참여가 더욱 소중하다”고 했다.
프리쇼(Pre-Show)도 ‘원스’의 특징 중 하나다. ‘원스’는 매공연마다 프리쇼(Pre-Show)로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본 공연 시작 전 무대에 설치된 바(bar)에서 배우들이 악기를 연주하면, 관객은 무대 위에 올라 함께 즐기고 음료도 마실 수 있다. 마치 아일랜드의 펍에 들어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코너 연출가는 프리쇼에 대해 “(극의 배경인) 아일랜드 사람들은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며 “본 공연 시작 전에 참여 배우들과 친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매회마다 시작되는 곡의 목록도 다르다”고 소개했다.
‘원스’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