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400여 년 전 쓰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이 오늘날 무대에서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익숙한 이야기는 형식을 달리하고, 주변 인물에 서사를 부여해 오래된 고전을 지금의 이야기로 다시 읽는 시도다.
연극 ‘플레이위드 햄릿'(~23일, 소극장 산울림)은 ‘햄릿’을 네 명의 인물로 분열시킨다.
아버지의 죽음에 이어 어머니와 삼촌의 결혼 소식으로 절망에 빠진 햄릿은 의문의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 죽은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그는 복수를 맹세한다.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다락방에 들어선 햄릿은 네 명으로 분열된다. 네 명의 햄릿은 무엇이 진실인지 찾아 끊임없이 고뇌한다. 최소한의 무대 장치와 역동적인 장면 구성으로 익숙한 ‘햄릿’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오셀로와 이아고'(9월 8일~11월 22일, 대학로 자유극장)는 ‘오셀로’를 법정의 최후 진술로 바꾼 록뮤지컬이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모략을 꾸민 이아고와 그에게 속아 파멸의 길을 가는 오셀로는 사건의 전말을 되짚으며 각자의 행동을 변론한다. 관객은 원로의원이자 재판관, 때로는 사건의 방관자가 돼 두 사람 가운데 누구의 말을 믿을지 판단한다.
원작의 질투와 모략은 오늘날의 혐오와 편견으로 확장된다. 작품은 이를 통해 ‘우리는 위선으로부터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로미오와 줄리엣’ 속 주변인물들을 무대 중앙으로 불러내는 작품도 등장했다.
연극 ‘스타크로스드'(9월 22일~12월 13일, 예스24 아트원 2관)는 원작에서 결투 끝에 차례로 죽음을 맞는 티볼트와 머큐쇼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진짜 불운한 연인은 티볼트와 머큐쇼가 아니었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해 두 사람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사랑이 있었다는 설정을 더했다. 원작의 주요 사건과 전개를 유지하면서 주변부에 머물렀던 두 인물의 관계를 확장해 또 다른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셰익스피어는 왜 이토록 끊임없이 다시 쓰일까.
박병성 공연평론가는 “셰익스피어의 고전들이 인기 있고,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다양한 버전으로 각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오래된 작품이다 보니 그대로 공연하기에는 약간 올드한 느낌이 있을 수 있다”며 “형식적으로 변화를 주거나 원작의 갈등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동시대 관객에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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