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SK·현대자동차·LG·한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정기 공채 대신 수시·상시 채용을 확대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하반기 채용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단순히 AI 개발자를 별도로 뽑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 직무에서도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등 채용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AI·반도체 등 미래 산업 분야의 인력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직무의 모집 규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AI로 문제해결력 직접 검증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19년 정기 공채를 폐지한 이후 현업 부서 중심의 수시·상시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연간 약 1만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는 가운데 AI를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을 직접 검증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기아는 오는 15일부터 올해 하반기 집중 채용에 들어간다. 생산·제조, IT, 사업·기획, 경영지원, 연구개발 등 30개 부문에서 신입·경력 인재를 선발한다.
특히 신입 채용 규모는 최근 3년 이내 최대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번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업계 최초로 ‘AI 문제해결력’ 검증 단계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지원자가 AI를 활용해 주어진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평가한다.
단순히 생성형 AI를 사용할 줄 아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AI를 문제 해결의 파트너로 활용하는 능력을 검증한다.
현대글로비스도 물류·해운·유통·IT 등 전 사업 영역에서 인재를 모집하면서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전략게임과 영상면접을 결합한 AI 역량검사를 실시한다.
지원자의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과정 등을 데이터로 분석해 직무 적합성을 평가한다.

◆SK·LG 등 학력 문턱 낮추고 AI 인재 대규모 확보
SK그룹은 2019년부터 수시채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2년 정기 공채를 전면 폐지하고, 계열사별 상황과 직무 특성에 맞춘 자율·수시채용 체제를 정착시켰다.
이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필요한 시점에 최적의 인재’를 적기 수혈해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AI 시대에는 정형화된 스펙이나 학위보다 실무 현장에서 즉시 발휘 가능한 핵심 문제 해결 능력이 당락을 가르는 지표로 부상함에 따라, 계열사별 상시 인재풀 운용과 직무 특화 평가를 통해 맞춤형 인재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LG그룹 역시 2020년 하반기부터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뒤 계열사별로 필요한 기술 인력을 선별해 뽑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LG전자는 연구개발(R&D) 분야를 중심으로 AI·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AI가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제조·서비스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기존 직무에 AI 역량을 결합한 인재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2020년 수시채용 전환 이후 계열사별 자율 채용 기조를 바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에너지 등을 주축으로 우주·방산 및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을 이끌 핵심 기술 인재를 계속 선발하고 있다.

◆HD현대·포스코·두산도 ‘AI 실무형 인재’ 확보 추진
HD현대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과제를 해결하는 ‘AI 활용 역량검사’를 처음 도입했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업무에 맞게 재구성하는 능력까지 평가한다.
포스코그룹은 제조·사무 분야의 AX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제철 조업 현장의 자동화를 주도할 AI 엔지니어 직무를 신설하며 제조 현장에 AI를 접목할 인재 확보에 나섰다.
두산그룹도 물리적 장비에 AI를 결합하는 ‘피지컬 AI’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글로벌 AI 인재 확보 활동을 확대하는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AI 인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AI 인재라고 하면 개발자나 데이터 전문가 등 특정 직군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제조·연구개발·영업·기획 등 거의 모든 직무에서 AI 활용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며 “기업들도 단순히 AI 관련 직무의 채용 인원을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해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채용 과정에서 직접 검증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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