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기용 수습 기자 = “야외 오페라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것을 봤을 때 3, 4, 5회에 끝나지 않고 100회까지 갔으면 하는 소망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서울시오페라단장으로) 있는 한 시민 오케스트라 등 더 많은 시민과 함께 큰 야외 오페라, 시민 오페라 만들고 싶습니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제3회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마술피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은 서울시오페라단이 다음달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2023년 비제의 ‘카르멘’, 지난해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이어 세번째 야외 오페라다.
야외 오페라는 프로와 아마추어 음악인이 함께 하고, 시민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올해 공연에는 무대를 광화문 광장에서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으로 옮겨오고 유기발광다이오드(LED)화면도 설치해 광장 건너편에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객석 역시 대폭 늘렸다. 이 역시 더 많이, 더 자연스럽게, 더 쉽게 오페라를 접하게 하기 위해서다.
야외 오페라를 통해 ‘오페라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공연을 접할 문턱이 낮아졌으면 하는 게 박 단장의 바람이다.
박 단장은 “클래식이 지금까지 현존한다는 것은 들을수록 좋으니까 현존하지 않나 싶다. 시민합창단 중에서도 오페라에 관심 없던 사람이 대다수인데 합창하고 나서 130여 명이 오페라에 관심을 갖고 서울시오페라단 정기 공연을 보러 온다”며 “(시민들도) 야외 오페라를 접하면 ‘어디서 들어본 음악인데’ 하면서 관객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야외 오페라에는 ▲연세여아름합창단 ▲카사코러스 ▲늘푸른연세합창단 ▲서울시여성콘서트합창단 등 총 4개의 시민합창단이 참여했다.
신기루 PD는 시민합창단 선발기준에 대해 “오페라 작품의 이해나 지도가 가능해야 한 단체여야 해서 합창단의 공연 영상을 예술감독과 확인하고 선발했다”고 전했다.
지난 회차에 이어 다시 참여한 김혜순 카사코러스 단장은 “합창단으로 합창이나 다른 활동에 참여해도 오페라 참여는 어렵다. 전생에 나라를 두 번 구한 게 분명하다”고 했다.
또 “오페라를 할 때 어려운 점이 낯선 언어와 가사 암기인데, 작년에는 이탈리아어를 읽어주는 분 소리를 받아 적어 암기했다면 이번에는 단원들이 AI(인공지능) 앱을 활용해서 다 익혔다”며 달라진 연습 방법도 전했다.
처음으로 오페라에 도전한 김석우 늘푸른연세합창단장은 “기대 반 근심 반으로 참여했다”며 “오페라는 듣기만 해도 좋았는데 직접 이렇게 대단한 분들과 공연에 너무나 가슴이 벅차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시민합창단과 처음 합을 맞춰본 성악가들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합을 맞춘 무대의 ‘신선함’을 강조했다.
파미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양귀비는 “마술피리는 워낙 많이 공연돼 기본적으로 이 부분(장면)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전형적인 리액션이 있는데 시민합창단은 하얀 도화지 같은 상태로 순수한 감정 그대로 나온 리액션이 너무 신선하다”며 “창의적인 리액션으로 함께 공연하면서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감정과 액션이 나오면서 새로운 시너지가 나와 매 순간 연습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파미나 역으로 더블 캐스팅된 소프라노 김순영도 “시민합창단과 함께하는 이 오페라가 뜻깊다”며 “순수함으로 가식이 아닌 진실로 표현되는 표정들 속에서 기쁘고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장재호 연출은 시민합창단과의 호흡에 대해 “크게 힘든 점은 없다. 30년 오페라 연출을 하다보면 해이가 되고 굳어진 부분이 많은데 오히려 거꾸로 에너지와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야외오페라 마술피리의 주제는 ‘용서와 화합’이다. 장 연출은 “연출가의 선택으로 마지막 한 장면으로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바뀌는데 선과 악이 충돌해서 선이 이기는 것이 아닌 용서를 통해 다 같이 화합하는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이 함께하는 광장에서 하는 오페라여서 화합의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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