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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한 우르반스키 “다채로운 언어, 폴란드 음악 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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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저는 악보를 연구할 때 마치 그 작품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처럼 접근하려 해요. 마치 세계 초연하는 것처럼요. 작곡가가 실제로 무엇을 썼으며 무엇을 의도했는지 살펴봅니다.”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지휘자 크시슈토프 우르반스키(43)는 자신만의 음악 구현을 위해 악보를 철저하게 분석한다고 강조했다. 악보에 적힌 음표와 작곡가의 의도를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작품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서초에서 만난 우르반스키는 2026 서울국제음악제(SIMF) 참가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오는 16일 SIMF 폐막음악회에서 SIMF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우르반스키는 “작곡가가 음악을 쓸 때 머릿속에 그렸던 비전을 가능한 한 충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며 “기존의 연주 전통을 부조건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판 악보에 그치지 않고 작곡가의 자필 악보(manuscript)로 작품에 접근한다고 한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 분석하고 자신만의 판본을 구현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

우르반스키는 “베토벤 교향곡 9번,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등 나만의 판본을 만드는 데 수개월을 투자했다”며 자주 지휘하는 여러 작곡가의 작품은 자신만의 악보가 있다고 말했다.

12살 나이에 호른으로 음악을 처음 접했다. 이후 작곡가가 되고 싶어 화성학, 대위법, 음악 이론 등을 공부하며 바르샤바에 위치한 프레데릭 쇼팽 음악대학교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여러 작곡가의 작품을 접하면서 자신은 이와 같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확신이 들지 않아 지휘에 전념하게 됐다.

우르반스키는 “작곡가가 되겠다는 꿈은 접었지만, 작곡가의 악보를 깊이 연구하고 그 안에 담긴 의도를 실현하는 일이 제 음악적 삶의 중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파리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악단을 지휘했고, 2022년부터 오르케스트라 델라 스비체라 이탈리아나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자국 대표 악단인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자신만의 해석을 고집하기보다 오케스트라와의 소통도 중시한다. 우르반스키는 “오케스트라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연주해 온 방식과 제가 제안하는 해석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결국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올라 하나의 공연을 만들어야 하기에 유연하게 소통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35세 나이로 요절한 폴란드 작곡가 미에치스와프 카르워비치의 교향시 ‘오비시엥침가의 스타니스와프와 안나’를 국내 초연한다. 작품은 작곡가가 생전 마지막으로 완성한 곡으로, 당시 후기 낭만주의 시대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적인 형식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1907년 완성된 작품은 폴란드의 전설을 바탕으로 해 남매 스타니스와프와 안나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이에 우르반스키는 “폴란드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소개했다.

음악은 두 인물의 운명을 각각의 동기로 묘사한다. 그는 “첫 음이 같은 음으로 이뤄져 두 사람이 같은 가족에 속한다는 사실을 음악적으로 암시한다”며 “사랑과 운명을 나타내는 동기들이 더해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트럼펫과 호른, 트롬본 등 금관악기가 안나의 동기를 연주하며 음악은 점차 극적으로 치닫는다. 비극적인 순간을 거쳐 장송 행진곡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번 공연에서 악단은 슈트라우스의 대표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함께 연주한다. 그는 두 작품을 배치에 “문학과 철학, 인간의 이야기처럼 음악 외부의 세계를 교향시라는 형식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며 “카르워비치는 슈트라우스에게 영향을 받은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작곡가의 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는 이번 공연은 우르반스키가 바라보는 폴란드 음악을 엿볼 기회이기도 하다.

“폴란드 음악의 매력은 하나의 민족적 색채나 특정한 양식에만 있지 않습니다. 낭만주의에서 현대음악, 아방가르드에서 미니멀리즘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음악적 언어가 폴란드 음악의 힘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1015_0003827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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