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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메 콰르텟 “10년 동안 조율한 관계”…인간 향하는 음악 [문화人터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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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데뷔 초반에는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에너지와 추진력이 강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인간적인 온기와 깊이를 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현악 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의 제1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정규 3집 앨범 ‘Nui’를 내면서 세월의 변화를 실감했다.

신보에는 파니 멘델스존의 현악사중주와, 그녀의 죽음 이후 펠릭스 멘델스존이 남긴 Op.80, 그리고 동요 ‘엄마야 누나야’에서 영감받은 작곡가 서주리의 신작이 담긴다.

배원희는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9월 발매될 정규 앨범 ‘Nui’을 “가족의 사랑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 그리고 기억의 감정을 담고 있는 프로젝트”로 소개했다.

“결국 가족, 사랑, 상실, 기억 같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감정들을 담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저희 멤버들 역시 음악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런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이번 음반 안에 녹아든 것 같아요”

사람을 향하는 이들의 시선은 스승들로부터 전해졌다.

오스트리아 바이올리니스트 귄터 피클러는 이들에게 ‘기술적인 완성도는 기본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작품 안에 있는 구조와 긴장감, 그리고 인간적인 진실함’이라고 자주 강조했다고 한다.

‘좋은 사중주는 네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네 사람이 하나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하나 됨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브렌델 역시 ‘음악을 지나치게 설명하거나 과장하지 말고, 악보 안에 이미 존재하는 진실을 신뢰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배원희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그 단순한 말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이야기였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큰 멘토 두 분 모두 최근에 돌아가셔서 너무나도 그립고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10년이라는 시간은 그 가르침을 직접 체화하는 시간이었다.

배원희는 “10년 동안 함께 연주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순간’이 많아졌다는 점”이라며 “이전에는 순간의 감정에 더 의존했다면, 지금은 그 감정을 보다 깊이 있게 다루고 조율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보라는 가르침이 서로 다른 개성을 인정하고 하모니를 이루게 됐다.

벨기에 출신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도 “음악은 국경을 초월하는 인류 공통의 언어이기에, 제 음악적 배경이 다른 멤버들의 독창적 색채와 충돌하기보다 오히려 풍성하게 채워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인 음악가 아내와 집에서 한국어를 쓰는 아들 덕에 평소 한국 문화를 깊이 접할 수 있었고, 일원으로 녹아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본인들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사중주단에 팀의 조화는 운명이었다.

제2바이올리니스트 하유나는 “서로의 소리를 깊이 듣고, 말하지 않아도 방향을 감지하며, 필요할 때는 아주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는 그런 과정들이 쌓이면서 무대 위에서는 네 사람이 같은 장면을 함께 보고 있다는 감각이 생긴다”며 “그 안에서 에스메만의 균형도 조금씩 더 단단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첼리스트 허예은 역시 “현악사중주는 네 사람이 모두 솔리스트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받쳐주는 존재여야 한다”며 “리허설 중 서로를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먼저 서로 들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내달 2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창단 10주년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8번, 드보르자크의 현악사중주 12번 ‘아메리칸’,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로 구성됐다.

현악사중주의 매력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면서, 에스메 콰르텟의 지난 10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들이다.

동시에 각각 굉장히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인간의 아주 본능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힘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배원희는 이 작품이 한국 관객에게 주는 선물이길 바랐다.

“오랜 시간 저희의 여정을 지켜봐 주신 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은 정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네요. 이번 10주년 공연은 단순한 기념 무대라기보다, 지난 시간을 함께 걸어와 준 한국 관객분들께 드리는 감사의 마음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on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529_0003649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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