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6000년 역사가 겹겹이 쌓인 서울 만의 다이내믹함, 그 ‘서울다움’을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10일 서울연극창작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어텀페스타’ 기자간담회에서 “단순히 ‘파리의 가을’을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다”라며 축제의 지향점을 밝혔다.
서울의 가을을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킬 ‘2026 서울어텀페스타(Seoul Autumn Festa)’가 다음 달 막을 올린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9월 18일부터 11월 29일까지 73일간 서울 전역에서 통합 공연예술 브랜드 ‘2026 서울어텀페스타’를 개최한다. ‘서울의 가을, 도시가 예술이 되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행사는 38개의 축제와 478개의 공연 등 총 558개의 세부 프로그램이 연결돼 총 2014회차에 걸쳐 관객들을 맞는다.
송 대표가 언급한 ‘파리의 가을(Festival d’Automne à Paris)’은 5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다장르 현대예술 축제다. 매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약 118일간 파리 시내와 수도권 일대의 수십 개 공연장을 연계해 연극, 무용, 음악, 그리고 순수 영화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예술 장르를 선보인다. 단일 거점에 얽매이지 않고 도시 전체 인프라를 활용하는 ‘플랫폼형 축제’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송 대표는 “세계가 K-컬처에 주목하는 시대에, 한류의 원료가 되는 순수예술의 깊이를 세계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서울 시민들과 수많은 예술 관광객들을 예술로 ‘위로’하는 시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송 대표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예술가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역설했다.
그는 “서울에만 18만 명의 예술가가 있다. 가을에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빛내주고 가장 ‘서울다움’을 묶어내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고 짚었다.
이어 “세종문화회관이나 서울시향처럼 충분한 예산으로 단일 작품을 훌륭하게 제작하는 기관들도 있지만, 서울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자극을 주어 키워나갈 것인가에 집중한다”며 “서울어텀페스타는 일반적인 축제를 넘어 이러한 고민과 지원을 아우르는 창작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의 총 사업비 규모는 약 2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송 대표는 “재단이 지원하는 현금성 예산만 200억 원이 넘는다”며 거대 플랫폼으로서의 규모를 강조했다.

‘홍보와 유통을 책임지는 창작 플랫폼’이라는 송 대표의 선언은 구체적인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재단 특별 기획 프로그램인 ‘대학로 극장 쿼드: 연극의 질문들’은 축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기 전임에도 국내 3곳으로 유통이 확정됐으며, 내년 싱가포르 진출을 논의 중이다. ‘서울 커넥트 스테이지’를 통해 발굴된 신진 예술단체 ‘바이 투에스(by 2s)’의 조서영 대표는 이번 어텀페스타 참여를 계기로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국제 마스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았다.
올해 행사는 관객 저변 확대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와 야간 문화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취향 기반 큐레이션을 도입해 수능을 마친 수험생, 청년, 외국인 관광객 등 관객층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관람 가이드를 제공하며, 외국인 관객을 위한 공연 스마트 안경 시범 도입과 번역 서비스도 지원한다.
대학로 리브랜딩 캠페인인 ‘대-락(樂)로’ 프로젝트와 연계해 지역 상권 살리기에도 나선다. 공연 전 쇼케이스인 ‘제철연극’, 공연 후 감상을 나누는 ‘애프터시어터’, 상권과 연계한 ‘댕로마켓’ 등을 운영해 73일간 ‘잠들지 않는 서울의 가을 밤’을 조성할 계획이다. 충북, 전북 등 광역문화재단과 협력해 지역 우수 작품을 교류하고, 오는 11월 17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서울국제예술포럼(SAFT)’을 개최,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등 세계 주요 축제 관계자들과 함께 국내 작품의 국제 유통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드는 현장 중심의 거버넌스다. 민간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은 국악인이자 배우 오정해는 “어텀페스타 안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정말 거대하고, 서울시가 엄청난 일을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왔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축제의 화려한 포문을 여는 개막공연 ‘서울, 한강에서 춤을’은 9월 18일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 일대에서 펼쳐진다. 개막공연 예술감독을 맡은 블랙토무용단 안무가 이루다는 “서울다움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며 “전통과 현대, 역사와 미래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해당 무대에 오르는 무용수이자 어텀페스타 홍보위원인 최호종은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축제인 만큼, 시민들이 공연 예술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에너지를 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서울어텀페스타는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된 해외 28개국이 참여하며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도 공고히 한다.
송형종 대표는 “예술은 국경을 넘어 세계를 잇고, 세계인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마술 같은 존재”라며 “서울어텀페스타를 통해 서울의 가을이 곧 세계인의 가을이 되도록 압도적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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