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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김신록·장동선이 말한 ‘인간다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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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인간은 인공지능(AI)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한때는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처럼 여겨졌던 질문이지만, AI가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를 건네는 시대가 되면서 더 이상 낯설지만은 않은 화두가 됐다.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배우 김신록과 뇌과학자 장동선은 이 질문을 출발점 삼아 AI 시대에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그녀(Her)’는 이 질문을 대표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혼의 상처를 안은 주인공이 AI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동선은 사랑을 ‘세계를 확장하는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사랑은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닌 더 많은 존재를 받아들이고 연결되는 탐구의 과정”이라며 “인간은 서로 다른 가치관과 경험을 가진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세계를 넓혀간다”고 말했다.

반면 장동선은 AI가 이런 확장을 오히려 가로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는 사용자의 취향과 데이터를 학습해 점점 나와 비슷한 존재가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여주고, 듣고 싶은 말만 들려주죠. 거울 속의 거울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여주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세상을 확장하거나 포용할 수 없어요.”

장동선은 “AI와 잠깐은 사랑에 빠질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더블 나르시시스트’적인 거울에 갇혀 인간관계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록은 사랑에서 인간의 신체성이 지닌 의미를 강조했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인 만큼 사랑 역시 물리적 실체를 가진 존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봤다. 온라인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도 결국 화면 너머에 실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비언어적인 소통과 교류, 질감과 촉감 같은 피지컬이 중요하다”며 “휴머노이드 AI가 등장하더라도 인간의 신체적 정동은 고유성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I가 인간과 관계를 맺는 일이 점차 보편화된다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 자체도 새롭게 정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 사람은 AI 시대일수록 인간은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공감했다.

장동선은 AI에 지나치게 의존한 채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멈추면 인간의 사고력도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인지적 근손실 시대’라고 표현하며 “중요한 것은 AI가 아니라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신록 역시 질문하는 힘이 인간만의 고유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질문을 계속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패턴을 거부하고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가려는 일이죠. 계속해서 질문하는 힘을 가질수록 AI와 인간은 더욱 차별화될 거라 믿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xcusem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627_0003686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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